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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업계, K-방역이 낳은 중복심사로 몸살코로나19 장기화 따른 제품 변경 및 허가 등에 어려움 가중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가적 비상시국이라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진단키트가 몰려 기존 제품의 허가가 지연되는 것은 이해를 했지만, 장기화됨에 따라 제품의 변경이나 허가 등에 큰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중복 심사로 인원이 부족해지고 허가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기술문서 보완의 양이 많다보니 신제품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난리네요”

매년 두 자리 수의 폭발적 성장을 하며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던 의료기기 분야가 당장 내년 시장 성장률과 생산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둔감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료기기협회 관계자가 대책을 요구하며 밝힌 한숨 섞인 한마디다.

코로나19와 의료계 파업 사태로 인해 당장의 환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앞서 허가 적체로 인한 새로운 제품의 시장진입 지연이 대표적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기는 매년 연평균 세계성장률인 5.5%를 상회해 2배 높은 국내 성장을 보여 왔다. 세계 10위권 시장에서 몇 년 안에 5위권 진입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기대감으로 정치권에서도 의료기기 혁신법과 체외진단법을 동시에 통과시키고, 대대적인 규제혁신을 통한 지원으로 사실상 K-방역을 구축하는데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또한 세계적인 4차산업혁명의 조류에 따라 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도 있어 지방자치단체까지 퍼진 4차산업특별위원회, 의료기기범부처지원단 등 저변화된 공감대와 새로운 기술의 도입 등으로 인한 투자 분위기도 높았다.

하지만 K-방역에 자부심이 낳은 창업과 신제품 개발에 대한 열기가 오히려 독이 된 것일까?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며 인허가에 병목을 보였고, 허가 주무부처인 식약처의 업무가 폭증함에 따라 기존 의료기기도 본의 아닌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산업계가 대표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바로 중복심사다. 신규로 만들어진 식약처의 첨단제품허가 담당관이 생기면서 기존 심사부 인원이 분리돼 심사부와 허가단이 이중으로 기술문서를 평가하고 있다.

과거 평가원에서 전담하던 허가를 이원화해 동일품목에 대해 심사부와 허가단에서 심의를 하다 보니 보완에 보완이 나오는 중복보완이 허가 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 되고 있는 것.

융복합혁신지원단이 설립의 목적대로 제품의 접수와 해당부서간 조율로만 업무가 분화됐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었지만, 기존 심사부 인력이 차출돼 나가 심사업무를 수행하다보니 인력난에 허덕이던 의료기기 심사부는 그마저도 줄어들어 기존 심사에 적체가 생기게 됐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진단키트 심사업무가 과중되다보니 다른 과의 인원까지 지원하게 돼 기존 제품에 대한 허가 심사를 할 인력이 부족하고, 이를 신입 심사관을 통해 대치하다 보니 교육에만 몇 년이 걸리는 심사업무가 자연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허가심사는 평가원의 심사를 거치고 해당 기술문서가 다시 새로 생긴 본청 첨단제품허가단으로 전달돼, 이중으로 심사를 받는 형태를 갖게 되어 중복 심사 논란과 인원의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AI 의료기기나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심사수요가 늘어나면서, 민원가이드라인이나 허가기준이 설정돼야 하는데 이를 전담하기 위한 과가 없이 임시 조직으로 3명이 운영하다보니 자연 업무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사는 평가원 의료기기 심사부로 일원화하고 현재 제도를 위한 허가를 안전국에 이관해, 일단 인원이 확충될 때 까지는 중복심사 시행을 연기할 필요가 있고, 기존 첨단혁신제품지원단은 제품군을 특정화해 품목군별로 나눠서 심사를 하고 그 외 제품을 심사하는 것이 어려움을 해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을 사공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식약처가 의료기기 허가적체와 지연을 해소하고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조속한 문제인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인규 기자  529@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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