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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업무 범위 규정 없는 '전문간호사제'정부, 업무범위 시행규칙 등 후속 조치 미뤄···간협 "수가제도 마련도 시급"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정부가 전문간호사를 수십년간 배출해놓고도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도 규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후속 조치를 미루고 있어, 간호계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시행규칙에 정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2018년 국회를 통과,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3월 28일부터 시행됐다. 법 시행일이 6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정부가 업무범위를 규정한 시행규칙을 만들지 않아 전문간호사제가 ‘속빈 강정’이 되고 있다.

간협 관계자는 “정부가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빨리 확정해야 전문간호사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정할 수 있는 2년 6개월의 여유가 있었는데도 지금껏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전문간호사들은 전문적인 간호서비스 제공과 함께 침습적 검사(인체 내부에 기구를 넣어 하는 검사) 및 시술, 각종 도관 및 배액관(수술후 분비물과 출혈을 관찰하기위해 넣는 관) 정리, 창상 관리 등을 하고 있다.

이는 전문간호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살려 환자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구체화되지 않아 일부는 불법 의료행위로 간주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의료법 개정에 맞춰 작년에 ‘전문간호사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마쳤고, 의료단체들과 ‘의료인 업무범위 논의 협의체’도 구성했다. 하지만 의사단체의 반대로 ‘PA와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는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의사단체의 “의사만이 시행할 수 있는 진료 업무를 간호사들에게 무작정 넘기는 것은 안된다”고 하는 주장에 밀려 정부가 업무 범위 구체화에 대해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의사 파업 당시 PA나 전문간호사가 의사의 일부 진료 업무를 대행했으나, 불법 행위로 내몰려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PA는 의료법에도 없는 불법직종으로, 부족한 의사를 대신해 의사의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전공의의 주당 최대 수련시간을 88시간으로 제한하면서 전공의 업무의 일부를 PA가 떠맡게 돼 숫자가 급증했다. 반면 전문간호사는 합법적인 의료인이지만,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 업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 전문간호사, 13개 분야에 1만 5718명 배출

전문간호사제는 간호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1960년대 미국·캐나다 등에서 도입된 제도다. 우리나라도 1973년 '분야별 간호사'로 시작, 2000년 의료법에서 전문간호사로 명칭을 바꿨다. 현재 암·중환자·호스피스 등 13개 분야에 1만5718명의 전문간호사가 배출됐다. 전문간호사가 많은 분야는 가정·노인·보건·종양·중환자·마취 순이다. 

전문간호사가 되려면 전문 분야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과 최근 10년 이내에 해당분야 기관에서 3년 이상 간호사 실무경력 있어야 한다. 

정부가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 확정을 미루고 있지만, 일부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이미 법에 규정되어 있다. 

가정 간호는 가정전문간호사만이 하고, 업무영역도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검체의 채취, 운반, 투약, 주사 또는 치료적 의료행위인 간호를 허용한다’고 규정(2010년 의료법 개정)돼있다. 이 같은 가정간호사제 도입으로 가족의 돌봄 부담이 줄었을 뿐 아니라 간호대상자의 통증, 합병증 발생률이 의미있게 감소했고, 대상자의 만족도와 삶의 질이 향상됐다는 연구결과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에서 전문간호사 활용도가 낮아 현재 배출된 전문간호사 중 실제 활동하는 전문간호사는 적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보건·마취·가정·정신 등 4개 분야 전문간호사는 9641명 중 1405명(14.6%)만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문간호사제 활성화를 위해 전문성이 필요하거나 특화된 분야에서는 전문간호사 고용을 의무화하고,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를 통해 보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정 전문간호사의 경우, 가정 간호를 실시하는 의료기관은 2명 이상을 고용하고 간호 수가도 별도로 계산된다. 

간협 관계자는“중환자실, 전문병원, 감염병원 등은 전문간호사 배치를 의무화해서 의사들의 업무부담을 덜어주고 환자들에게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전문간호사들의 간호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가를 신설하거나 기존 입원료·관찰료·관리료 등에 일정 비율을 가산해 주는 수가제도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주영 기자  pearlzero21@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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