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발적 방역 가이드, 온라인 공존 주목…사이트 구축 대행과 가상현실 분야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의료기기 분야 대형 전시회로 10월 개최 예정인 서울 K-HOSPITAL FAIR, 부산 KIMES의 정상 진행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앞서 오프라인 전시회 재개를 시작한 MICE 분야 리더 국가로 평가되는 이웃나라 일본을 통해 변화의 움직임과 시사점들을 알아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일본 사회에서 등장하고 있는 ‘위드 코로나’와 밀접한 관련에서 비롯된 긴급사태 선언으로 대표되는 봉쇄조치를 지속하기보다, 일정수준의 코로나19 리스크 속 기존의 일상을 회복하자는 움직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전시장 내 방역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전시회협회의 가이드라인은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솔선하며 대응방안을 수립한 다음 이를 정부가 감수 및 추인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이는 분권형 사회인 일본의 특징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 실제로 전시회뿐 아니라 음악, 스포츠, 공연,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등 모든 분야에서 관련업계가 주축이 되어 정부의 감수 아래 세부방침을 자발적으로 구성하고 있었다.

더불어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전시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특히 IT와 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온라인 전시가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 온라인 전시 성과에 따라서는 전시산업의 전반적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우리 기업들의 주목이 필요하다.

온라인 전환 배경으로는 해외 참가 업체 비중이 높아 개최시점의 입국제한 동향 등에 대한 불투명성이 있었다. 또한 업종 면에서 IT와 전자 관련 업체들이 비교적 온라인 전환에 대한 대응력이 높을 것이라는 고려도 작용했다.

더불어 CESA(컴퓨터 엔터테인먼트 협회) 등 자금력 있는 업계 단체가 주도권을 갖는 행사는 오프라인이라는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형 이벤트 대행사가 주관하는 전시회의 경우, 오프라인 개최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 전시 시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향후 전시산업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IT 분야 제품은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제품시연 및 어필이 가능하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오프라인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많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 방송 솔루션 기업이나 온라인 사이트 솔루션 기업들이 앞 다퉈 온라인 전시회 플랫폼 제품을 구성해 출시하고 있었다.

반면 업종 특성상 오프라인 전시를 고수하려는 분야도 존재한다. 바이어가 직접 체험하기를 선호하는 패션, 소품, 디자인, 도구 분야가 대표적이다. 의료진들에 손에 반드시 익어야 하는 의료기기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온라인 전시 확대, 기존 파이 감소 귀결될 수도”

한편 온라인 전시회 확대로 새롭게 창출되는 서비스와 솔루션 시장에도 우리 기업의 선진입이 요구된다. 온라인 방송, 사이트 구축 대행, 가상현실 솔루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분야에서 기존 전시회 대행사들이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에도 신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전시가 확대되면 참가 업체 입장에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중 자신들의 아이템에 더 적합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전시회 산업을 구성하던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이는 결국 파이의 감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트라 관계자는 “온라인 전시회의 운영은 기존 전시회 대행사들이 온라인 대응 부서를 만들어서 대응 가능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는 새로운 관련 시장을 창출할 것이지만, 기존 전시 산업의 몫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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