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공격 면역물질 '1형 인터페론' 무력화

美 연구팀, 중증환자 치료법 개발 활용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중증화한 사람의 약 10%가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면역물질을 무력화하는 특수한 항체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록펠러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그 영향으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지 못하고 과잉 염증반응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 중증환자 치료법 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연구성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성과는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24일 게재됐다.

코로나19는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에서 중증화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고 있지만 자세한 중증화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항체는 보통 바이러스나 균 등 병원체를 공격한다. 하지만 자가항체로 불리는 특수한 항체는 자신의 신체조직이나 세포를 공격한다.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이물질로 보고 자극해서 일어나는 바세도우병 등 자가면역질환에서 나타난다.

연구팀은 중증환자 987명의 혈액성분을 조사한 결과, 약 10%에 해당하는 101명은 침입한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해 생기는 면역물질인 '1형 인터페론'을 무력화하는 자가항체를 지니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유자 가운데 95명은 남성이고 25~87세까지 폭넓은 연령에서 발견됐지만 약 50%는 65세 이상이었다.

감염 후 경증이거나 무증상자 663명에서 자가항체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미감염 1227명 가운데 자가항체를 가진 사람은 4명뿐이었다. 연구팀은 1형 인터페론에 대한 자가항체의 영향으로 코로나19의 증식을 억제하지 못하고 과잉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혈장을 자가항체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의 혈장으로 치환하는 혈장교환법으로 자가항체를 배제하면 중증화를 막을 가능성이 있으며 1형 인터페론 투여 및 자가항체를 만드는 세포를 파괴하는 약물 투여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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