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개원내과醫 “감염 최전선 의료인 배제?…정책 실효성 떨어뜨리는 일”

“정부·지자체 언제나 의료인 노고 경시…이제라도 접종 대상 포함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올해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사업 대상자로 의료인이 제외된 사실이 최근 알려지자 내과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감염병 가장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을 배제하는 것은 무료접종 대상자 확대 정책 자체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현명치 못한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맞물림에 따라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을 만 62세 이상 어르신과 만 13~18세까지 청소년을 추가했다.

서울시 역시 지난 8월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에 인플루엔자 위험직군으로 의료인, 보육교사, 공동주택 경비인력, 대중교통운전원 등에 대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예산안을 편성했다.

하지만 서울시 의회에서 심의 과정 중 일부 예산을 삭감하면서 그 대상을 의료인 전체에서 코로나 선별진료소의 근무자로만 한정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의결·확정한 것.

이와 관련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는 25일 “트윈데믹 예방을 위해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은 찬성한다”며 “다만 수조 원의 예산을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극히 소액인 의료인에 대한 접종비를 예산이 부족해 삭감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에 따르면 일선 의료기관의 의료인들은 ‘코로나19’ 환자를 최초 접촉할 가능성이 크며, 확진자를 진료했을 경우 다른 환자나 그 가족, 기타 접촉자들에게도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즉 무료접종 대상자에서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를 접촉할 가능성 및 빈도가 가장 높은 의료인을 배제하는 것은 무료접종 대상자 확대 정책 자체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현명치 못한 결정이라는 게 의사회 측 주장이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서울시 의회는 단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을 들어 중앙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의료인을 무료 예방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며 “이는 무사안일함을 넘어 국가적 위기를 다시 자초하는 심각한 판단 착오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의사회는 “의료인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한 반면 정작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계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 등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며 “이번 서울시 추경안도 지난 대구 자원봉사 의료인들에게 대한 수당 지급 지연 사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의료인의 노고와 비용을 당연시하고 경시하는 정책당국의 기본적인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금이라도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플루엔자 무료접종사업을 추가로 시행해야한다는 것.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혹은 중앙부처와 협의를 통해 이제라도 의료인에 대한 인플루엔자 접종을 지원해야할 것”이라며 “이것이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의료인들의 헌신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이고, 국민의 고마움을 대신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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