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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NIP 확대, 속앓는 업체들추가 생산 사실상 ‘불가’…잔여분 NIP 전환 ‘적자 감내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치권에서 독감 백신 NIP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업체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백신 추가 생산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NIP 연령이 확대될 경우 수익 악화가 우려돼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2일 백신업계와 정부, 국회 등에 따르면 백신업계는 거의 모든 업체들이 독감 추가 생산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독감 백신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에서 주장하는 전국민 백신 접종을 실현하려면 수입보다는 직접 생산이 그나마 현실성 있는 대책이다.

 그럼에도 불구, 백신 생산업체들은 생산 시기가 늦는 점과 국제 조달 계약 위반 등의 이유로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이 중 업체는 이미 남반구인 남미에 국제 조달 계약이 매년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 조달할 물량 생산을 마치면 곧바로 남미 수출 물량을 생산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조달 계약을 위반하게 되면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게 돼 시장 재진입이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생산 원자재가 부족한 점도 생산 확대의 걸림돌이다. 당장 백신 원액을 주입할 프리필드시린지 용기도 없는 상황이며, 그나마 이들 물량은 오는 12월 긴급히 수입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유정란 배양 백신들은 양계장 계약 등 유정란 확보 일정부터 다시 조정해야 하며, 쉽게 확보하기도 어렵다.

 결국 생산 물량 확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의료계에서도 ‘시장 수요가 폭증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뚝딱 백신을 더 만들어 낼 수가 없다’면서 정책이 비현실적임을 지적했다.

NIP 연령 확대는? ‘업체 손해 감수 강요하는 격’

 문제는 일각에서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내세우고 있는 ‘NIP 연령 확대 방안’이다. 당장 유력한 접종군은 만 50세 이상의 만성질환자이다.

 올해 초 백신전문가들과 정부가 논의했던 ‘독감 백신 NIP 연령 확대 방안’에서 전문가들은 만 18세까지의 청소년과 50세 이상 60세 미만의 만성질환자 중 어느 쪽을 접종 우위로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50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추경을 통한 NIP 확대군에도 포함돼지 못했다.

 만약 이번에 NIP 연령군이 확대된다면 50세 이상의 만성질환자가 대상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당시 정부는 해당 연령군의 접종 대상자를 약 200만명 수준으로 파악했다.

 만약 정부가 이들을 포함, NIP 접종군을 확대하게 되면 백신업계는 NIP 백신과 비NIP 백신의 가격차로 인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백신 납품가는 NIP용 물량은 1만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책정돼있지만, 비NIP 백신은 약 1만5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백신업체 입장에선 NIP로 전환되는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

 가격과 관련, 이미 NIP 계약을 끝낸 정부 입장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 현행법상 이미 조달 계약을 끝낸 물량을 50% 이상 초과된 가격으로 다시 재구매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여의치 않으며, 향후 백신 조달가에 대한 업계와 정부간 상이한 해석차로 인해 다음해 조달계약 또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는 정부지만, 일단 비NIP 물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지속 체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정부는 2950만 도즈가 출하되고, 이 가운데 약 1600만 도즈가 NIP 물량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최근 정부는 독감 백신 NIP 접종분을 제외한 잔여 물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긴급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 업체는 내부적으로 ‘백신 사업을 접겠다’는 생각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백신이 정부 주도 사업 아이템인 점, 한정된 시장성, 수많은 정치적 이슈, 담합으로 연루되는 억울함, 시장가에도 못미치는 정부 조달 단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라고 지적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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