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시험서 신경증상 발생 ‘인정’, 백신 연관성 ‘부정’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최근에 중단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재개에 대해 미국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는 영국 임상시험 중 한 환자에서 횡단척수염 증상이 발생하며 시험이 중단됐다가 곧 이어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에서는 시험이 재개됐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검토 가운데 있다.

카이저 헬스 뉴스는 이에 대해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에서 바이러스 연구를 이끄는 박사를 인용, NIH의 조사가 여전히 계획 단계이며 아직 부작용을 겪은 영국 환자의 조직이나 혈액 샘플에 접근하지 못했고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은 발생한 항체가 뇌나 척수의 조직 또한 공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백신 접종자의 샘플을 조사할 수도 있으며 그러한 연구는 1~2개월이 걸릴 수 있다.

신경학자들에 의하면 횡단척수염은 인구 25만명 중 1명꼴로 일어날 정도로 드물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 면역반응의 결과로 가장 자주 일어나며 가끔 백신과 연관될 수 있다.

특히 백신의 일부 작은 조각이 뇌나 척수의 조직과 비슷하면 면역계가 백신 성분에 대한 반응으로 그 조직을 공격할 수 있는 분자 모방 현상이 우려된다. 밴더빌트의대 감염질환 전문의에 따르면 이 경우에 횡단척수염이 또 다시 발생한다면 시험은 완전 중단될 전망이다.

일례로 지난 1976년에도 대규모 돼지독감 백신 프로그램이 접종자 가운데 비슷하게 길랭-바레증후군이 진단되며 중단된 바 있다.

당시 백신은 GBS의 위험을 접종자 10만명 중 추가 1명꼴로 더 증가시켰는데, 일반 독감 백신은 GBS의 위험을 100만명 당 추가 1명꼴로 증가시킨다.

존스홉킨스대의 전문가도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임상시험 중단 원인에 관한 정보 제공에 너무 인색하다는 불만이 팽배했다며 정보가 너무 적어서 진단이 명확히 무엇이었는지, 왜 독립적 위원회는 시험을 재개해도 안전하다고 결정한 것인지 이해가 불가능하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재임 기간 동안 FDA에서 백신 허가·심사를 이끈 제시 굿맨도 동의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해당 환자가 횡단척수염이 회복돼 퇴원했다고 밝혔지만 그 이상은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들며 구체적 해명 없이 공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전 7월에도 또 다른 참가자가 신경적 증상을 겪고 한번 시험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며 그 경우 환자가 다발경화증으로 진단받았기 때문에 백신과 무관했다고 부연했다.

이 가운데 아스트라가 영국서 시험 재개 발표 하루 전 공지된 임상시험 참가 공지 문서에 따르면 그동안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일부에서 감각 변화, 사지 약화 등 설명할 수 없는 신경 증상이 발생해 안전성 검토가 실시됐으며, 그 결과 이 같은 문제는 “백신과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보이거나 혹은 백신과 관련성 유무를 확인할만한 근거가 불충분하다.”

만일 아스트라의 백신이 실패해도 미국 정부는 다른 6개 백신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FDA는 백신으로 인한 위험 가능성과 코로나19의 위험 가운데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한편, 트럼프의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일원이자 미국 CDC 디렉터는 의회 위원회 발언을 통해 백신은 일반에 2021년 2분기 말이나 3분기나 돼야 널리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마스크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백신이 훨씬 더 일찍 수 주 뒤에도 나올 수 있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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