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기존 항암제보다 혈액뇌장벽 투과율 높아 …뇌전이 환자에 효과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폐암은 전이, 특히 원격 전이가 많이 발생하는데, 원격 전이된 폐암 환자의 생존율은 현저히 낮다.

특히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뇌전이’를 많이 경험하는데, 진단 당시 환자 5명 중 1명은 뇌전이를 동반한다. 또한 진단 시 뇌전이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치료 중 뇌전이가 발생하는 환자의 비율도 44%에 달한다.

뇌전이의 대표적 증상은 두통, 구토, 인지, 언어 및 보행 기능 장애 등으로 환자들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한다. 그럼에도 불구, 기존 뇌전이 폐암 치료의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는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낮아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으며, 전뇌 방사선, 감마나이프, 수술적 절제등의 치료를 받는다 해도 생존기간은 약 8개월 미만으로 짧다. 특히, 방사선 치료의 경우 비소세포폐암에 저항성이 높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사진>는 “뇌전이에 대한 치료 효과는 약제가 혈액-뇌장벽(Blood Brain Barrier, 이하 BBB)을 얼마나 투과할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며 “타그리소는 기존의 표적항암제보다 높은 혈액뇌장벽 투과율을 보여 중추신경계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치료 반응률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FLAURA 3상 임상 결과, 타그리소는 뇌전이 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표준치료군 대비 52% 감소시켰으며 새로운 뇌전이 발생으로 질환이 진행되는 비율도 타그리소군이 12%로 표준치료군 30%보다 낮았다. 또한 심각한 부작용 발현율은 타그리소군(42%)이 표준치료군 47% 보다 낮아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김혜련 교수는 “폐암은 주로 림프절이나 혈관을 통해 타 장기로 전이되는데 , 특히 뇌전이 동반이 빈번하다"며 "뇌전이 폐암은 진단 시부터 말기 폐암으로 간주될 만큼 예후가 불량하고 환자의 일상생활이 불편해져 삶의 질 하락이 심각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se. 뇌전이 폐암 환자 B씨 (여, 60대)

폐암 환자인 B씨는 진단 당시 폐암이 아니라 뇌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말이 어눌해 지고 팔다리 힘이 없어져 치매나 다른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어지럼증으로 구토하는 등 심각해져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더니 뇌전이, 뼈전이가 있는 폐암인 것으로 진단되었다. 이후 바로 타그리소 복용을 시작했다.

현재도 B씨는 타그리소로 꾸준히 치료하면서 전신에 퍼져 있던 암세포가 많이 줄어들었다. 아직까지 새로운 전이 발생이나 질환의 진행 소견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상생활이 많이 편안해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김혜련 교수는 “간혹 다른 뇌 질환으로 오인해 환자들의 암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폐암 환자는 기존과 다른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전문의 상의 하에 뇌전이 발생 여부를 빨리 파악해 초기부터 효과적인 약물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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