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 닫은 의원 100곳 중 9곳(9%)…실제 휴진신고도 6.4% 수준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를 중심으로 의료계 전역에서 26일 오전부터 3일간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개원가)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이 2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노원구, 동대문구, 서초구, 송파구, 은평구 등 개원가 100곳의 파업 참여율을 조사한 결과 단 9곳(9%)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계가 26일 3일간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노원구 한 내과의원과 소청과의원이 정상진료 중이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지난 25일 12시 기준 전국 17개 시도를 통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휴진신고를 확인한 결과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3만2787개 의원급 의료기관 중 26일 2097개(6.4%), 27일 1905개(5.8%), 28일 1508개(4.6%)가 휴진신고를 완료했다. 다만 사전 신고된 수치이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사실상 이같은 개원가의 저조한 파업 참여율은 이미 예견됐다. 앞서 1차 총파업 당시에는 휴가기간이 겹쳐 예상보다 참여율이 높았지만 이번 2차 파업은 하루가 아닌 3일 동안 진행되는데다 휴가와도 중첩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재활의학과를 운영 중인 A원장은 “지난 총파업은 휴가 시작점과 동시에 하루 파업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참여율이 높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번 2차 파업은 휴가기간도 아니고, 3일 내내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은평구에서 정형외과를 운영 중인 B원장은 “저번 1차 파업과 같이 왜 투쟁에 나서야하는지 알지만 막상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전공의들도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는데 동참하지 못해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본지 조사 결과 의원은 열었지만 오전 진료만 하고 오후에 휴진하는 경우도 3곳도 존재했지만 이마저도 총파업과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원가에서는 흔히 수요일 혹은 목요일 자체적으로 오전진료만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개원의들은 의료계 총파업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거나 예약환자가 많아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영향으로 도산 위기에 몰려 사실상 파업에 동참할 수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강남구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솔직히 의료계 투쟁에 관심이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환자가 없어 지금 당장 내가 죽기 직전”이라며 “투쟁을 한다고 줄어든 환자가 늘어나진 않는다. 이기적일 수 있지만 당장 내 사정이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대문구 한 의원 관계자는 “오늘은 당일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환자가 많은 상황”이라며 “예약환자를 진료해야하는 상황에서 파업 참여는 힘들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대규모 집회를 열지 못해 현재 ‘KMA TV’를 통해 파업에 참여한 의사회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파업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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