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곳 제약 4.6% 증가 6087억 투자, ‘매출대비 투자율 9.00%’
중위권 투자 늘어 R&D저변 확대, 우려했던 수출대란 현실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올해 상반기 제약기업들의 R&D투자는 악조건에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 반면 수출은 예상대로 큰 폭 감소했다. 최근 잇단 R&D에서의 대박 수준 성공이 그 이유가 있음을 증명하는 한편 코로나19 충격이 상당부분 수출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이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이 12월 결산 코스피 30곳, 코스닥 23곳 등 총 53곳 제약의 2020년 상반기(1월1일~6월30일) 연구개발비 투자 및 수출 현황을 살폈다.
집계 결과 이들 53곳 제약은 올해 상반기 6조 2274억 매출에 6087억을 연구개발비로 투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은 9.00%로 나타났다. 이 기간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3% 늘어난 수치이다. 같은 기간 수출은 6749억원으로 -10.38% 역성장하며 8.72%의 매출대비 수출비중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율 9.00%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매출이 줄어든 반면 연구개발 투자가 늘면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참고로 최근 5년 내 매출 대비 투자율을 살피면 ▲2019년 8.88% ▲2018년 8.82% ▲2017년 8.58% ▲2016년 8.37% ▲2015년 8.66% 등이었다. 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투자율이 9%를 넘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어 올해 그 기록을 갈아치울지 기대되고 있다.
국내 R&D투자 현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R&D 주도 업체들이 그 만큼의 성과를 냄으로써 산업 전반의 투자열기를 부추기며 실제 R&D투자기업 저변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제약 R&D는 한미약품이 끌고 유한양행이 받치며 점차 쌍두마차로 끌어가는 양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됐다. R&D의 국가대표 한미약품은 상반기 4386억 매출에 869억을 R&D에 투자, 매출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을 19.81%를 기록하며 양과 질에서 최고 임을 입증했다. 유한양행의 경우도 같은기간 801억 투자로 지난해 같은기 간 대비 16.04% 증가율을 보이며 매출대비 연구개발비율 11.26%를 기록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투자에 걸맞게 지속적인 기술수출 성과를 창출해 왔는데 최근 들어서도 대박 수준의 기술수출 성과를 나란히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MSD와 LAPSGLP/GCG(HM12525A)’에 대한 1조 규모 기술수출 계약 체결에 성공했고, 유한양행은 20일 미국 프로세사 파머수티컬(Processa Pharmaceuticals)사와 5000억 규모의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신약 YH12852 물질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통계에서 나타난 더욱 바람직한 부분은 그동안 연구개발 상위권 업체에 한정돼 투자가 이뤄져 왔던 것에서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투자액 상위 10곳은 올 상반기 4809억을 R&D로 투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2% 늘어났다. 매출대비 R&D 투자율은 11.92% 였다. 상위 20곳으로 확대할 경우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93% 증가에 매출대비 투자율은 10.52% 였다.
그런데 투자액 21위~40위까지 중위권의 경우 증가폭이 18.03%에 이르렀다. 이들 업체들의 매출대비 투자율은 6.14% 였다. 이제 연구개발이 소수의 업체들에게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중위권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풀이이다. 나머지 41~53위까지 하위권의 경우 -4.72% 역성장에 투자비율도 2.07%에 머물러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상위 10곳의 R&D 투자금은 4809억으로 전체의 69%를 차지, 여전히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기업별 연구개발비 투자현황을 살피면 한미약품이 4386억 매출에 연구개발비 868억으로 매출대비 R&D투자율 19.81%를 기록, 금액이나 투자율 모두 1위를 지켰다. 이어 ▲유한양행 801억 ▲대웅제약 721억 ▲종근당 621억 ▲GC녹십자 549억 ▲동아에스티 352억 ▲일동제약 342억 ▲JW중외제약 215억 ▲보령제약 184억▲대원제약 151억 순으로 10위권을 형성했다.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을 보면 한미약품이 19.8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올바이오파마 17.62%(78억), 삼천당제약 16.62%(98억), 비씨월드제약 16.45%(48억), 대웅제약 15.89%(721억), 종근당바이오 13.11%(85억), 부광약품 12.76%(98억), 대화제약 12.76%(52억), 일동제약 12.43%(342억), 유나이티드제약 12.09%(125억) 등이었다.
한편 예상대로 수출은 큰 폭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하늘 길이 막히며 고전에 고전을 거듭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의 경우 6749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8% 역성장하며 매출대비 8.72%를 기록했다. 각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내세우고 있으나 현실은 갈 길이 멀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는 수출로 올려야 글로벌 제약기업이라고 불릴 수 있다며 수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쉽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GC녹십자가 1243억 수출로 매출 대비 22.70%를 보이며 상장제약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수출을 하는 곳으로 나타났고, 이어 한미약품 854억, 동아에스티 762억, 유한양행 542억, 종근당바이오 492억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