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조용범-박웅양 교수팀, 대장암 조직 단일 세포 10만여개 분석
면역항암제 효과 낮추는 근섬유아-골수성세포 등 암 미세환경 요소 발견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 조직 단일 세포 10만여개를 분석해 대장암 치료의 새 단서를 찾아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조용범(대장항문외과), 박웅양(유전체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벨기에 루벤대학교 사빈 테파교수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대장암에서 새로운 면역항암치료기전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현재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 쓰이는 면역항암제는 전체 환자의 15% 정도에 불과한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MSI-H)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나머지 환자는 현재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범 교수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수팀은 국내 대장암 환자 23명과 벨기에 환자 6명에게서 얻은 암 조직을 하나당 수천개에 달하는 개별 세포 단위로 분리한 뒤 하나씩 유전체 정보를 분석했다. 암의 성장과 전이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암의 미세환경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교수팀이 10만여개의 대장암단일세포 유전체정보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조직 내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근섬유아세포와 골수성세포가 면역억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포들이 형질전환증식인자(TGF-β)의 과다 발현을 유도하고 있었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TGF-β는 암 세포를 면역 세포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유전체연구소 박웅양 소장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암세포가 아닌 주변 미세환경세포를 통해 암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밀의료사업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네이처 제네틱스(NatureGenet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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