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 유행 가능성 있어…여름보다 겨울에 환자 발생 가능성 높아
타미플루 표준 치료에 조플루자 새로운 옵션도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올 가을 코로나19와 함께 인플루엔자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만큼 인플루엔자는 백신, 치료제가 모두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 것입니다."

고대구로병원 정희진 교수<사진>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올 가을 인플루엔자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제 활용으로 더블 팬데믹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희진 교수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시점인 12월경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11월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봤을 때, 바이러스의 특성상 여름보다는 겨울에 환자 발생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루엔자, 코로나19 질환이 동시에 유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희진 교수는 "코로나19는 아직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제한적이지만 인플루엔자는 백신, 치료제가 모두 있는 질환인 만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큰 타격을 주기 전에 하나라도 미리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동시 감염은 쉽지는 않겠지만 이론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

호흡기 상피 세포에 두 바이러스의 수용체가 다르기 때문에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감염될 수도 있고 실제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두 가지가 동시에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정희진 교수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게 되면 치료제와 백신이 있는 인플루엔자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에 허가된 인플루엔자 약제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라고 불리는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와 조플루자(발록사비르 마르복실)가 있다.

정희진 교수는 "타미플루는 바이러스가 세포 바깥으로 분출되지 못하게 하는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로 인플루엔자의 표준치료하면 조플루자는 바이러스가 전사되고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중간 단계에서 억제를 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기존과는 다른 인플루엔자의 치료제 옵션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하나의 기본 치료제만 있으면 내성 문제가 생겨도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플루자의 허가와 사용은 인플루엔자 치료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인 희소식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그녀는 "환자가 신속히 치료제를 복용해서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빠르게 줄여 전염 예방에 기여한다면 개별 증상이 빨리 좋아지는 것 외에 또 다른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조플루자는 오셀타미비르 및 위약 대비 환자들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단축시켜 전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 옵션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희진 교수는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모두 감염병인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 방역 수칙 준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조기 치료 등을 강조했다.

정희진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굉장히 비싼 수업료를 내고 전 국민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기간으로 생각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앞으로 인플루엔자 등 감염병에 대한 관리, 정책, 교육에도 굉장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기존에 지켜지지 않던 생활 속 예방법을 지키는 것을 좀더 당연하게 받아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신종 호흡기 감염병의 등장은 환경이나 생태계 교란 과정에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원헬스(One Health)의 개념으로 전체 생태계를 어떻게 정상화하고 복구하느냐가 앞으로의 신종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감염병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해서 정희진 교수는 "개인적으로 호흡기 질환은 이기려고 할 수 없는, 이길 수 없는 적이라고 생각해 현명하게 공생하는 방법을 찾고, 근본적 원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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