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관
위드팜 부회장
DRxSolution 대표

[의학신문·일간보사]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지금은 모두에게 너무나 익숙한 구호이다. 이 구호처럼 의약분업은 진료와 처방은 의사가, 약은 약사가 분리해 담당하는 제도이다.

20년이 지난 현재, 젊은이들에게 예전엔 병원에서도 약을 받을 수 있었고, 약국에서도 항생제 등 전문약을 조제했다고 하면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20년 전과 지금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진통을 겪긴 했지만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우리 국민들은 올바르게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는 생활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 로써 국 민들은 보다 더 건강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의약품 오 남용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필자는 그 부분이 의약분업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의약품 사용이 합리화되면 전체 약제비가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의사 처방전 공개로 리베이트가 근절되는 등 제약영업 관행 변화가 생겨 궁극적으로 의약품 시장질서 확립과 약제비 절감이라는 소득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되고, 국 민들에게도 부 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약제비 부담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약제비 증가가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짚어야 할 부분은 의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위한 노력이나, 대체조체 활성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을 이루지 못해 지금의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제도가 나오고, 또 성분명 처방으로 제도가 보완된다면 엄청난 약제비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오리지널 약보다는 보다 저렴한 대체약을, 성분명 처방을 권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가 보험재정뿐만 아니라, 개인 국민들에게도 경제적 도움과 함께 건강으로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아실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는 더욱 더 고령화가 가속되고, 웰빙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져 갈 것이며, 만성질환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런 모든 예측 자료들은 모두 약의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의약분업으로 인해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주사제에 대한 경각심도 커졌다고 할 수 있지만 의료기관에서의 과잉투약 문제점(대형병원 앞 문전약국에서 10가지가 훨씬 넘는 약 리스트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님), 대형병원의 장기처방, 여전히 암암리에 제공되는 의약품 리베이트 등은 결국 또다시 의약품 오남용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의약분업을 통해 의약품 오남용 예방과 국민의 알권리 확대수준은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미흡하다고 보고 있고, 이 부분은 강력한 규제와 새로운 제도를 통해 조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다가올 보건의료시장의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기술혁신이 도입되어 더욱 빠르게, 더욱 크게 변화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전 세계의 큰 흐름이 되고 있고, 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약사와 의사가 함께 미래를 예측하고 확대된 역할을 찾고 협력해야 하는 시대가 이젠 정말 코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업무영역의 전문화에는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지만 소통과 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엇박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위한 걸음을 보건의료인들은 모두 함께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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