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병협회장 의사증원 찬성 발언 파문ㆍ김성덕 상임고문 단장 등 6명 임원 줄줄이 사퇴
“총파업 위기 상황에 수련병원 입장 고려 없는 독단 발언 문제”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 정영호 회장이 최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 ‘찬성한다’는 발언에 대해 의료계 내부적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병협은 그동안 정부의 의사인력 증원 정책에 찬성해왔는데 지난 12일 복지부 김강립 차관과의 간담회에서는 전적으로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사단체에서는 정영호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심지어 병협 주변에서도 불만이 감지돼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정영호 병협회장

특히 정 회장의 발언 이후 병협 임원 6명이 줄줄이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홍이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중앙대병원 김성덕 의료원장은 병협 상임고문단장직을 사퇴했으며, 부회장직을 맡고 있던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대의료원장이 자리를 내려놨다.

아울러 고대안안병원 박종훈 병원장은 병협 의료협력위원장직을,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은 재무위원장을 사퇴했다.

사퇴한 이들은 정 회장이 수련병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찬성한 행보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개원가뿐만 아니라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나 전임의까지 모두가 총파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의 발언은 오히려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

김성덕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병원계가 전반적으로 의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나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 시책도 전적으로 온당한 것은 아니기에 무조건 찬성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 내부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작금과 같은 병협 지도부의 인식에 뜻을 같이하며 고문단장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판단해 그 직에서 사퇴키로 했다”며 병협과의 결별을 강조했다.

이태연 홍보부위원장의 경우 병협에 몸 담고 있지만 동대문구의사회장,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직도 겸임하고 있어 대정부 투쟁에 동참해야한다는 이유에서 사퇴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의협과 병협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사싱상 병협회장의 뜻을 받들 수 없어 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은 고사하고 병협 내부 임원들과 깊은 상의 없이 복지부 차관과 간담회에서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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