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 닫은 의원 40곳 중 21곳(52%)…다만 모두 휴가 떠난단 안내문 붙여

서울시 서대문구 한 내과의원이 휴가를 명목으로 의료계 총파업 당일 문을 닫았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를 중심으로 의료계 전역에서 14일 오전부터 ‘제1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개원가)의 참여율은 어떨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전국 3만3836곳 의원급 의료기관 중 약 24.7%인 8365곳이 당일 휴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는 14일 오전 서울시 노원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 40곳 개원가의 파업 참여율을 조사한 결과 21곳(52%)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서울지역 대부분 의사회원들은 정부의 행정조치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휴진안내문을 붙이고 총파업에 참여했다. 즉 사실상 휴가를 갔는지 실제 파업에 참여한 것인지 명확하게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

서울에서 외과를 운영 중인 A원장은 “사실 5년전 파업 당시 행정조치 때문에 이번에 파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굉장히 두려웠을 것”이라며 “현 의협 집행부에서 의도적으로 파업 날짜도 휴가와 겹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병원은 열었지만 오전 진료만 하고 오후에는 파업에 참여하거나 아예 진료를 하지 않고 미뤄왔던 원내 청결을 위해 청소를 하는 일부 의사회원도 존재했다.

게다가 총파업에 참여는 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사회원들의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 은평구 한 의사회원은 “우리가 왜 파업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진료를 포기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파업으로 얻을 성과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언급했다.

은평구 소재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총파업 당일 휴진하지 않고 진료를 보고 있다.

서울에서 정형외과를 운영 중인 A원장은 “예약된 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파업 참여는 어렵다”며 “이번 파업은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명분도 약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대집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얻을수 있는게 무엇인지도 의문”이라며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역할이다. 전공의 노동환경 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사 증원과는 다른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 개원가 2394곳 중 약 45%에 해당하는 1072곳이 휴진신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남은 동네 의원 1천645곳 중 473곳에 해당하는 28.7%가 휴진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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