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醫, '정부시책 옹호한' 정영호 병협회장 사퇴 촉구
병협도 내홍-김성덕 고문단장-이태연 홍보부위원장 사퇴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찬성하는 병원계(병협)와 반대하며 총파업 투쟁을 준비 중인 의료계(의협)가 완벽하게 갈라서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협은 의대정원 확대를 적극 찬성하고 나선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 정영호 회장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병협은 처음부터 의사인력 증원에 찬성해 온 바 있는데 지난 12일 오후 김강립복지부 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정영호 회장이 정부시책을 전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한것으로 알려져 의협의 깊은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병원협회 주변에서도 12일 정영호 회장이 복지부 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환영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홍이 불거지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성덕 병협 상임고문단장(중앙대의료원장, 전국사립대병원회장)은 13일 아침 정영호 병협회장에게 유감을 표하고 '병협상임고문단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성덕 원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병원계가 전반적으로 의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시책도 전적으로 온당 한 것은 아니다"며, "각론에서 국민건강증진과 의료계의 균형있는 발전, 대한민국 의학의 경쟁력있는 발전 등을 위해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면서 접근할 문제를 무조건 찬성할 사안은 아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함께 김성덕 원장은 "의료계 내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작금과 같은 병협 지도부의 인식에 뜻을 같이하며 고문단장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 직에서 사퇴키로 했다"며 병협과의 결별을 거듭 강조했다.

병협 내부에서의 갈등은 이 뿐 아니다. 심지어 병협 홍보부위원장인 이태연 날개병원장(동대문구의사회장)도 14일 ‘제1차 전국의사 총파업’ 등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홍보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 했다.

이태연 원장은 현재 의협산하 구의사회장이자 병협 임원으로 활중인데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는 의협에 힘을 싣고자 병협 임원직을 포기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 부위원장은 “지역·직역 의사단체 수장으로서 회원들을 이끌고 예정된 총파업 등 투쟁에 앞장서야할 위치에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병협 홍보부위원장으로서, 정 회장의 뜻을 받들 수 없음에 책임을 지고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의사회도 병협의 행태에 노골적인 불만과 반발을 표출하고 있다.

경상남도의사회는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는 대한의사협회가 요구한 4대악 의료정책 철회를 거부하고 다가올 총파업 효과를 떨어뜨리려는 방편으로 병협과 중소병원협회를 방문해 총파업 당일 진료 시간 연장을 요청했다”고 지적하고, "이날 간담회에서 병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혀 의사회원의 가슴에 대못질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경남도의사회는 “병협은 회원의 총의 없이 복지부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은 을사늑약을 체결하고 대한제국을 일본에 팔아먹은 자들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정영호 회장은 의사를 의료전문가로 생각하기보다 병원 이익을 위한 부속품처럼 여기고 있기에 정부 정책에 동조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의사회는 의대정원 확대를 찬성한 정영호 병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경남도의사회는 “작은 이익을 위해 정부 편에 서서, 의사를 사지로 몰고 가면서도 파렴치하게 공공의 이익을 부르짖는 병협회장의 행태가 안타까울 뿐”이라며 “의사 죽이기에 앞장선 정영호 병회장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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