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여전히 현재 사람들은 ‘위드(with) 코로나’ 상황에서 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 방역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사회는 전염병을 매년 공존하는 미세먼지나 황사처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14일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대면 수요의 급증으로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됐고 사회구조 대전환 등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보건산업 분야에서는 ‘스마트 의료’라는 목표로 비대면 헬스케어가 부각됐다. 그에 따라 실제로 강원도 지역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모바일 헬스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의약계도 비대면이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K-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엿보는 한편 마스크앱으로 존재감을 느꼈지만 원격 화상투약기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약국가를 비롯해 각종 학술대회, 제품 출시 기자간담회 등이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며 전문가들은 비대면 헬스케어가 "표준이 되긴 시기상조다" 또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간보사·의학신문은 의·약·산업계의 비대면 현주소를 알아보고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연재 순서]
① 비대면, 디지털 헬스케어 표준되나?
② 위드 코로나 비대면 물결 속 변화된 약국가
③ 비대면 의료, "반드시 추진" vs "기반 구축 선행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 팬더믹은 기존의 의료체계와 각종 사회서비스의 한계를 드러나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년 전부터 대안으로 거론되던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환은 이제 필수요소가 됐다.
우리의 비일상은 새로운 일상이 되며 익숙함을 무너뜨리고 또 다른 규칙을 만들었다.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빚은 ‘비대면’이라는 시대적 노력이다. 이는 하나의 뉴노멀이 될 것이며, 특히 감염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향후 표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디지털 의료가 단지 ‘의료’로 불리는 시대가 도래하며, 디지털이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상황이 곧 온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세계적 원격의료의 확산으로 환자가 의사를 만나 의료가 시작되는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ICT와 AI·빅데이터 접목으로 활용도가 가속화되며 비대면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전문가들에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진료를 보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초진이 아닌 재진부터, 보건소와 공공병원에서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며 점진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요국 치열한 각축, 전략적 K-비즈니스 새 기회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대면은 거센 경쟁이 예고된 시장이며 동시에 군침 나는 먹거리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이 현실화되고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산업 생태계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그리고 대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 기술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며, 선도 연구기관 및 표준화 단체와의 교류를 통한 최신 기술동향 공유와 공동연구 추진 등 국제공조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코로나19를 계기로 부상한 비대면 산업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포착하고, 전략적으로 K-비즈니스로 육성할 수 있도록 더욱 활발히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데 디지털 헬스케어도 예외는 아니다.
더불어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표준 선점이 먼저로 이를 위한 준비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서울대병원과 원격 근무 및 비대면 협업을 위해 메신저 기반의 협업 솔루션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를 본원과 국내외 서울대병원 네트워크 전체에 전사적으로 구축한바 있다.
이를 통해 양사는 비대면 업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의료 근무 환경에서도 효율적 협업을 통한 생산성 제고는 물론, 강력한 보안환경이 가능한 의료계 비대면 협업의 표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사회적 합의와 법적 기준 필요, 보안 문제 대책 절실
한편 비대면과 접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적절한 법적 기준을 비롯한 규제 체계 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우선과제들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들과의 토론회 등을 거쳐 적극적인 합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각종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대책들을 함께 마련해야 하며, 산업의 파이를 키워서 관련 종사자들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 필요도 있다.
여기에 보안 문제는 절대적 이슈다. 정부 기관들은 코로나19를 악용한 스미싱, 랜섬웨어 등의 침해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외 백신사 등 보안업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이상 징후 및 사고 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비대면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일환으로 'K-사이버 방역 체계 구축'에 오는 2022년까지 4000억원, 2025년까지 1조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보안 유망 기술·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이며 헬스케어 분야도 주요 순위에 올라있다.
비대면 업무환경 이해 ▲주요 보안 위협 소개 ▲보안 강화 방안 안내 등으로 특성과 보안 위협 정의 및 침해사고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비대면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에 있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데, 환자의 생명을 다루고 있고 중요한 개인정보들이 다수 포진해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은 “비대면 방식의 업무환경에서는 무엇보다 사이버 침해로 부터 안전성과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보안성 강화가 중요해지는 만큼 보안 가이드가 안전한 업무환경 마련 및 보안성을 확보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