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떨어진 심사·평가·이의신청 제출로 인한 행정낭비 방지라는 심평원 취지에는 공감
현재 심사자료 표준서식의 현실성 부족·지나친 정보 제공에는 비판…의료계와 소통·점진적 개편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심사평가정보제출 시스템을 통한 진료정보 표준서식 제출 항목 확대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불필요하게 따로 진행되어 왔던 심사-평가 자료제출을 한데 통합하는 것을 두고 의료계는 기대감과 의구심을 동시에 보내는 분위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원장 김선민)은 최근 심사자료 외에도 e-Form을 통한 진료정보 표준서식 제출 항목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지난달 심평원은 수혈 적정성평가 및 혈액투석 적정성평가의 기존 조사표 정보를 e-Form을 활용한 표준서식으로 제출하는 내용을 의료기관에 안내하고 나섰다.

심평원에 따르면 기존에는 'E-평가자료제출시스템'을 통해 적정성평가 관련 조사표 등을 제출했다면 e-Form을 통한 평가자료 제출에는 심사표준서식과 연계되는 평가정보 표준서식과 기관단위 현황표준서식이 제출된다.

구체적으로 투석의 경우 기존 진단검사결과지, 영상검사결과지, 투석기록자료 등 심사표준서식 외 혈액투석평가기록자료 등을 제출하는 것이다. 심평원은 e-Form을 통한 표준서식 제출을 향후 적정성평가 외에도 이의신청, 진료 의뢰·회송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HIRA e-Form 도입단계로 인프라 구축기간 등을 고려해 현재까지는 E-평가자료제출시스템과 병행 중으로 표준서식 및 조사표 중 택해 제출이 가능하다.

이 같은 표준서식 제출 항목 확대를 통해 심평원은 동떨어져있던 의료기관의 진료비 심사·적정성평가 진료정보 제출의 행정적 비효율을 개선하려 한다. 또한 자료구축부터 심사·평가의 통합을 추진하는 심평원 중장기 추진사항과도 맞닿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불필요한 행정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눈치였다.

특히 진료비심사, 적정성평가 조사표 자료제출 시스템, 이의신청 제출시스템이 각각 다르고 심평원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부서간 서로 공유가 적어 의료기관에서 제출해야 했던 행정적 소모와 혼돈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여러가지 자료제출에 맞춰야하다보니 의료기관에서 혼동이 있었다”면서 “심평원의 방향 자체는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병원계 관계자도 “최근 심사자료의 표준서식 제출을 추진할 당시 제출 자료가 많고 표준서식에 맞추기가 까다로웠으나 심평원의 큰 방향이 각종 진료정보 자료제출로 인한 행정적 부담을 없애기 위함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진료정보 표준서식 제출에 반대해왔던 개원가 등은 여전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의사단체 임원인 한 개원의는 “취지야 좋지만 현재 심평원이 요구하는 심사자료 표준서식부터 엉터리인데 이에 대한 보완없이 표준서식 제출 항목을 평가, 이의신청 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개원의는 “표준서식 중 특정 기록지의 경우 실무와 의료현장을 전혀 고려하지않은 탁상적인 발상에 가까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료기관마다 각기 다른 의무기록 서식을 가지고 있는데 모든 진료정보를 하나의 표준서식들로 통일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또한 방대한 진료정보를 심사자료부터 이젠 적정성평가와 그 이상으로 심평원이 요구하고 확보하려는 것은 지나친 감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진료정보 제출 시스템 점진적 전환 및 의료계 소통 강조 한 목소리

의료계 일선 관계자들은 진료정보 제출 시스템의 점진적인 전환과 이 과정에서 의료계와의 소통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병원계 관계자는 “앞서 말했듯이 큰 틀에서 진료정보 제출의 통합에는 찬성하나 급격한 시스템의 전환은 우려된다”면서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한편, 의료계 관계자들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개원의는 “의구심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심평원이 말한 취지대로 표준서식 제출 확대를 통해 행정적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 당장의 심사자료 표준서식 제출의 문제점을 비롯해 의료계의 불신을 서로 소통하면서 수용하고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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