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ㆍ의대생 1900여 명 참가..."정부 답할 때까지 싸워나갈 것"

[의학신문·일간보사=이균성 기자] 부산에서도 정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반대하는 부울경 젊은 의사, 예비의사들의 외침이 해운대 시가를 흔들었다.

부산울산경남전공의협의회는 7일 오후 2시 해운대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젊은의사 단체행동' 지역집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2~3일의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지역 대학병원을 포함한 20여 곳 수련병원에서 1000여 명의 전공의와 900여 명의 의과대학생이 참석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주최측은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 발열검사, 문진표 작성, 손소독, 좌석 띄어앉기 등 감염예방에 신경을 썼다. 참가자들도 불필요한 대화를 금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집회는 대관시간을 감안, 비교적 간결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투쟁 의지를 높이고 이를 축적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진지함과 함께 비장함이 묻어났다.

행사는 내빈 격려사, 투쟁기금 전달, 정부 의료정책의 문제점 설명, 전공의ㆍ의대생 입장에서 본 우리나라 의료정책, 자유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강대식 부산시의사회장은 의협이 '4대악'으로 규정한 정책(의사 증원,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원격의료)들을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가며 자세히 설명하고, 반대 투쟁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성근 경남도의사회장은 "정부는 근거없는 자료들을 내놓고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추진하려 한다"며 "이는 막아야 한다. 다같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고 젊은 의사들을 격려했다.

박원욱 대한지방병원협의회 공동회장은 "선배들이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다. 좋은 의료환경을 물러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여러분들이 잘 열어 달라"며 성난 후배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집회를 주관한 김명종 부울경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그것들을 모두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으라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 우리는 포기하지도, 굴복하지도 않고 정부가 답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전공의 및 의대생 대표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또 10여 명의 패널들로 자유토론을 가져 개인 소신발언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전공의 및 의대생 대표는 "현 실정에 맞지 않는 정책을 의료계와 협의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 자유토론 패널들은 젊은 의사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정부를 비판하고 제도 개선, 향후 투쟁에 대한 각오, 승리를 위한 단결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수련병원 인력착취 근무환경 보장하라', 의료환경 고려없는 유령의대 양산말라', '무한경쟁 조장말고 환자위한 환경달라', '국민위한 보건정책 산업논리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비난하고 대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에게 각각 500만 원, 경상남도의사회는 3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해 앞으로 의료계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