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흉기난동 사망 회원 빈소 조문..."재발 막으려면 법적 제도적 보완 시급"

[의학신문·일간보사=이균성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6일, 환자의 흉기 난동으로 목숨을 잃은 부산 북구 화명동 정신의학과의원 김모 원장의 빈소를 조문했다.

김 원장은 지난 5일 흡연 등 생활수칙 불이행으로 병원 측과 갈등을 빚던 60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복부, 가슴 등을 찔려 인근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날 오후 4시께 빈소가 차려진 동래 BHS한서요양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최대집 회장은 동행한 강대식 부산시의사회장과 함께 묵념으로 조의를 표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침울한 분위기 속에 최 회장은 고인의 어린 상주를 품에 안고 등을 두드리며 "매우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좌절하지 말고 훌륭한 인재로 커 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조문에는 부산시의사회 추교용 부회장, 양승인 공보ㆍ이재일 사회참여이사, 박연 전 부산여자의사회장이 함께해 고인의 희생을 애도했다. 앞서 오전에는 이필수 전남도의사회장이 빈소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집 회장은 조문 후 언론 인터뷰에서 "임세원 교수 사건이 있은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똑같은 사고가 발생해 충격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법적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환자의 진료실 내 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반의사 불벌죄 폐지, 위험환자에 대한 의사의 진료 거부권 도입 등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이 폭력사고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들 의료기관에 대한 대피로 및 대피시설ㆍ비상벨 설치와 경찰 순찰 강화 등이 필수라며 관련부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등 4대악 의료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더 시급한 건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해결이다. 정부는 의료계를 혼란시키는 정책보다 먼저 진료실 안전부터 강화하라"며 각을 세웠다.

자리를 함께한 강대식 부산시의사회장은 "신뢰와 배려로 따뜻한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불신과 증오가 더 만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과 유가족 지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고인은 7일 오전 7시 30분 발인 등 장례절차를 거쳐 부산 인근의 김해 모 공원묘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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