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정부 ‘대화하자’는 허울뿐인 거짓말에 지쳤다” 유감 표명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전공의들이 오는 7일을 시작으로 단체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의료계와 대화에 임하겠다”는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발언을 두고 ‘거짓말’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지난해 11월 복지부 장관과 간담회 이후 약속됐던 2차 간담회는 끝내 성사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의료 활성화와 비인기과 지원 등을 골자로 박 장관이 직접 추가 간담회를 통해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대전협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현재까지 묵묵부답인 것.

박지현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실무자 간담회 통해 장관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의료정책에 대한 대화를 미뤘다”라며 “언론을 통해 대화 의지를 비친 장관의 말은 정치인의 다른 두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아 참담함을 느낀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대화를 통해 현재의 교착 상태를 해결하자는 정부 측 주장은 이미 수개월 전 대전협 측에서 먼저 주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협 한 관계자는 “정부, 여당은 간담회가, 대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실제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매달 열리는 복지부 간담회에서 몇 달간 현안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와 변명을 듣다 지쳐 이런 간담회는 더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이미 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전협은 의협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국회 여당 지도부,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 만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게다가 여당 전문위원과의 간담회에서도 끝내 현재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에 관한 정책이 의사들의 제안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통보받았다는 게 대전협의 주장이다.

또 다른 대전협 관계자는 “정책 결정자들은 전공의 파업은 예상됐고,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해 비통한 심정”이라며 “대화의 기회가 있었으나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의료계라는 정부 측 주장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전협은 정부 및 여당과의 대화 가능성이 무산될 경우 예정된 대로 대의원 표결에 따라 단체행동 준비를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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