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복합신약, 혁신신약 기술수출, 그리고 오픈 이노베이션까지 ‘그의 작품’
마지막까지 혁신신약 개발 의지, 혁신신약 목전에 두고 후손들의 과제로 넘겨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우리나라 신약개발의 대명사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2일 별세 했다. 그의 나이 80세로 아직까지 국내 제약산업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이 기대됐으나 혁신신약 개발을 목전에 두고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해 12월 퇴직임원 모임에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는 이 날 모임에서도 ‘한미약품은 어려움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신약개발에 정진하겠다“고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었다.

결국 그의 마지막 소원인 혁신신약 개발을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후대의 역할로 남겨둔 채 눈을 감았다.

고 임성기 회장은 혁신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나머지 신약개발과 관련한 모든 것을 완성한 채 타계했다. 일찍이 1987년 글로벌제약 로슈에 수천억대에 이르는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기술수출을 성공, 최초의 사례를 남겼다.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사에 있어서 한미약품의 위치는 거의 독보적 이다. 개량신약도 복합신약도, 그리고 혁신신약 기술수출도 그 시작은 한미약품이다.

시작을 먼저 했다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많은 역경을 뚫고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 아모디핀이 지난 2000년 첫 선을 보였을 때 ‘제네릭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일각의 폄훼를 뚫고 ‘우리 여건에 맞는 한국형 신약’이라는 평가속에 개량신약 붐을 이끌었고, 2009년 최초의 복합신약 아모잘탄에 대해 ‘여러 주성분을 섞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복약편리성 등 복합제의 차별화된 가치’를 납득시켜 역시 복합제 개발의 유행을 선도했다.

한미약품은 또한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조 단위 기술수출을 여러 차례 성공시키며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혁신신약 개발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는 또한 다수의 제약기업들이 혁신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고, 이들 기업들 일부에서 최근 대형 기술수출 성공사례가 다수 나타나며 혁신 신약개발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모디핀 제품사진

뿐만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작도 한미약품이었다. 수조원대 기술수출에 환호할 때 한미약품은 혼자만이 아닌 같이 할 때 시너지가 난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현재는 대세가 되었다.

그리고 한미약품의 모든 시작과 끝에 임성기 회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기술수출과정에서 CEO와 함께 미국 등 선진국에 직접 가 현장에서 결정하는 신속함속에 대규모 기술수츨을 성사시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임성기 회장의 리더십은 한미약품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전 한국제약협회) 제 17대 회장(1999년~2000년)을 역임하는 등 협회 회무에 오랫동안 관여해 오며 산업의 방향을 정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산업계의 바람직한 방향이라면 설혹 그의 한미약품이 불이익을 받더라도 추진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산업계의 어른이었다.

지난해 건강악화설이 잠시 돌기도 했으나 위중한 정도는 아니라는 전언 이었던 것인데 이번에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했다. 국내 신약개발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 마지막 혁신신약 개발을 목전에 두고 타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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