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한다.’

우리나라 전통 있는 제약기업들의 설립취지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이다. 너무 ‘거창(?)하다’는 느낌에 쉽게 공감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며 생각이 좀 바뀌었다. ‘제약기업들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라며 안도하고 그들에게 기대게 되는 요즘이다.

김영주 부국장

지리 하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일상으로 복귀의 소중함이 절실한 이 때 어떤 기업이든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그들의 미션인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이바지 하는 동시에 부와 명예가 뒤따르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움직임이 가벼운 바이오 벤처가, 그 다음은 구충제나 홍역·볼거리 등 특화된 분야 노하우의 중견기업들이, 그리고 최근 들어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 위주의 국내 빅5 포함 상위권 기업들이 치료제 및 백신개발에 뛰어들어 임상에 진전을 보이며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그러나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다. 현 시대는 주가가 정보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세상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도 주가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묻히는 반면, 터무니없는 정보가 주가상승으로 과도하게 떠받혀 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 업계내에서 조차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개발과 관련한 정보왜곡현상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시장이 잘못 판단한 데서 비롯된 경우도 있다. 오래전 허가를 받아 놓았으나 현재는 생산도 하지 않는 의약품의 한 성분이 외국에서 코로나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는 소식에 단 하루 만에 폭증과 폭락을 보인 최근의 촌극은 대표적인 예로 회자된다.

반면 시장의 구미에 맞도록 정보가 가공, 과장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류에 영합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져 판단의 왜곡을 유도하는 ‘의도’가 일부 기업에서 엿보인다는 것이다.

종종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과 관련한 글로벌 기업들의 임상 진전 소식이 외신을 타고 들려오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은 여전히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다. K-방역의 성공적 대응에 고무된 정부가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서도 모범국을 지향하며 ‘개발에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지원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고, 국내 제약기업들의 연구역량도 충분히 축적돼 있는 만큼 한번 해 볼만 하다는 평가이다.

다만 투자자의 적정 관심을 뛰어넘는 과도한 기대치는 산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 인식과는 거리가 먼 경계해야 할 지점이며, 더더군다나 이 국면에서 주목받고 떠보겠다는 제약기업이 있다면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이럴 때 일수록 신약개발을 향해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는 기본과 정도가 답이다. 그것이 또한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한다’는 숭고한 뜻에 부합하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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