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현 교수팀...췌장 베타세포 노화속도 늦춰

[의학신문·일간보사=이균성 기자] 취침 시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당뇨병 환자의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췌장 베타세포는 혈당의 상승을 감지하고, 혈당강하 호르몬인 인슐린을 생산ㆍ분비해 혈당량을 조절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현 교수(사진)팀은 최근 인슐린을 분비하는 배양된 췌장 베타세포를 사용한 실험을 통해 멜라토닌 호르몬과 췌장 베타세포간 상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잠을 자는 동안 사람의 뇌 속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 당뇨병 환자의 몸 속에서 고혈당과 고지혈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기능이 저하된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함과 동시 감퇴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멜라토닌은 낮 보다는 밤 시간에 더 많은 분비가 이뤄지며, 노화에 따라 분비가 급격하게 감소되는 대표적인 호르몬이다. 현재는 수면 유도를 위한 보조제로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항암치료 보조제 및 항노화를 위한 약물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팀은 배양된 췌장 베타세포에 고혈당과 고지혈증의 스트레스를 가한 후 멜라토닌을 투여했다. 이후 멜라토닌은 기능이 감퇴되고 사멸되던 베타세포를 효율적으로 보호했으며, 베타세포가 인슐린 분비 능력을 보존하고 회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아울러 스트레스로 인해 가속화된 베타세포의 노화과정도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 멜라토닌이 신체 내 다른 세포의 노화에도 직접적으로 관여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였다.

박정현 교수는 "적절한 취침시간과 수면의 질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경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는 수면 시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신체에 좋은 효과를 직접적으로 매개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백병원이 지원한 이번 연구는 'Melatonin protects INS-1 pancreatic β–cells from apoptosis and senescence induced by glucotoxicity and glucolipotoxicity'라는 내용으로 내분비췌장 관련 권위지인 ISLET 인터넷판 7월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