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환자 치료 약제 내성 예방 중요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평생 질병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장기 복용은 내성 발생의 우려가 있고 내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의 감소 및 치료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내성은 B형간염 바이러스 아미노산 서열의 치환이 일어나 해당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아미노산 변이가 발생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은 추가적인 변이 발생이 쉽고 교차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유전자형 내성은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내성을 보이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환자의 혈청에서 발견되는 것을 의미하고, 표현형 내성은 발견된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약제에 대한 감수성 저하를 invitro 검사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항바이러스제 내성은 첫 치료 약제로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 같은 높은 유전자 장벽을 가진 약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위험성이 감소하였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총 8가지의 항바이러스제가 사용 가능한데 그 중 인터페론을 제외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는 뉴클레오시드 유사체 계열(라미부딘, 텔비부딘, 클레부딘, 엔테카비어)과 뉴클레오티드 유사체 계열(아데포비어, 테노포비어DF, 테노포비어AF, 베시포비어)로 분류된다. 치료 중 바이러스 돌파(항바이러스 치료 중 HBV DNA의 1 log10IU/mL 이상 증가 또는 HBV DNA가 혈청에서 다시 검출되는 경우)가 발견되면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약제 내성 검사에서 유전자형 내성이 확인된 경우라면 가급적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고된다.

2018년 개정된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항바이러스제 내성 치료에 대해 권고하고 있다.

첫째, 라미부딘, 텔비부딘, 클레부딘과 같은 뉴클레오시드 유사체 내성인 경우 테노포비어 단독 치료로 전환한다. 라미부딘 내성은 매년 14-32%에서 발생하며 4년째에는 약 70%에 가까운 내성 발생률을 보인다. 라미부딘 내성이 있는 환자에서 테노포비어DF 단독 치료와 테노포비어DF/엠트리시타빈 병합치료를 비교하였을 때 96주째 혈청 HBV DNA 불검출률의 결과가 차이가 없었다. 텔비부딘과 클레부딘의 경우에는 라미부딘에 비해 내성 치료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지만 라미부딘 내성에 준하여 치료한다.

둘째, 엔테카비어 내성 만성 B형간염에 대해서 테노포비어 단독 치료로 전환하거나, 테노포비어를 추가한다. 엔테카비어를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초치료로 사용할 경우 5년까지도 내성 발생률이 1% 내외로 유지된다. 그러나 라미부딘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서 사용할 경우 중등도의 교차 내성이 있어 초치료 용량인 0.5mg보다 높은 1.0mg을 사용한다.

엔테카비어 내성 환자에 대한 국내 연구에서 테노포비어DF 단독요법은 테노포비어DF/엔테카비어 병합요법과 유사한 바이러스 억제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높은 기저 B형 간염 바이러스 (HBV DNA>4log)를 보이는 경우에는 단독요법보다 병합요법이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셋째, 아데포비어 내성 환자의 경우 테노포비어 단독 치료로 전환하거나 테노포비어/엔테카비어 병합치료로 전환한다. 국내 전향적 무작위 연구에서 아데포비어 내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테노포비어DF 단독 치료와 테노포비어DF/엔테카비어 병합 치료를 한 군에서 48주 바이러스 불검출률이 유사함을 보고하였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데포비어 노출력이 테노포비어DF에 의한 바이러스 반응을 저해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아데포비어 노출력이 있거나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서 테노포비어 단독 치료를 선택한 경우 면밀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넷째, 테노포비어 내성 환자의 경우 엔테카비어를 추가한다. 단, 엔테카비어 내성까지 동반된 경우에는 현재로서는 치료가 어려워 향후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 테노포비어 DF 치료 중 바이러스 돌파 현상이 나타난 환자들의 혈청에서 검출된 B형간염 바이러스에서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견되었고, 표현형 내성 결과 새로운 돌연변이 중 세가지(rtS106C+rtH126Y+rtD134E)와 기존에 보상 변이로 알려져 있던 rt-L269I가 추가될 경우 테노포비어에 대한 저항성이 약 15배 증가됨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테노포비어 내성 관련하여 아직 데이터가 많지 않으므로 좀 더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다약제 내성 환자의 경우 테노포비어/엔테카비어 병합 치료 또는 테노포비어 단독 요법이 추천된다. 다약제 내성은 정의가 명확히 내려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계열의 두 가지 이상의 약제에 대한 내성 변이를 경험한 경우를 의미한다. 다약제 내성 만성 B형간염 치료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 대상 환자 수가 적고 내성 돌연변이가 균일하지 않으며 치료 약제들의 조합도 다양하여 아직까지 정립된 치료는 없으나 기존에는 테노포비어/엔테카비어 병합요법이 선호되었다. 다약제 내성 환자에게 테노포비어 단독요법과 테노포비어-엔테케비어 병행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환자 19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 요법을 적용해 48주 후 치료한 결과 단독요법의 약 66%, 병행요법의 약 68% 환자에서 바이러스가 잘 억제됨이 확인되었다.

또 다른 국내 후향적 다기관 연구에서도 테노포비어DF 단독 치료와 테노포비어DF/뉴클레오시드 유사체 병합 치료와 비교하였을 때 1년째 바이러스 반응률에는 차이가 없었으며, 테노포비어DF 단독치료에 대한 치료 반응 예측 인자로 치료 전 높은 혈청 HBV DNA가 유일하게 보고되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테노포비어 내성 의심 환자가 보고된 점과 다약제 내성 환자의 불충분한 치료 반응, 특히 아데포비어 내성 환자에서 감소된 치료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치료를 고려할 때 약제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환자에게 올바른 항바이러스 약제를 선택해 주고 약물을 잘 복용할 수 있도록 환자들의 순응도 또한 고려해야 하겠다. 바이러스 돌파 현상을 통해 약제 내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빠른 검사와 정확한 진단을 통하여 내성 변이의 결과를 판독할 수 있어야 하겠으며, 가이드라인에 맞게 약제 변경 및 추가를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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