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학 다학제 활성화' 데이터 전처리 및 유전 정보 해석 핵심, 로슈진단 협약 등 디지털 도구 주목
김태원 이사장 “유전변이 진단 정확도 높여야 암 치료 개선…우편번호 붙이듯, 표준화·구조화 박차”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대한종양내과학회(이사장 김태원)는 임상종양학에 관한 지식증진 및 임상종양 의사간의 교류와 협력을 지원함으로써 암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2005년 11월 26일 창립됐다. 종양내과학을 대표하는 학회로서 암 치료 및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증진하고 발전시키며, 종양학 및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6년 5월부터는 ‘한국암치료보장성확대협력단(KCCA)’을 발족하고 의료계, 환자, 언론, 제약사 및 국회 관계자들이 모여 암치료 현안과 개선방안 등을 모색하며 실질적인 암 치료 보장성 확대 등 관련 정책 입안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 11월 넷째 주 수요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제정해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한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2019년 2월부터는 암정밀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임상시험 활성화, 빅데이터 구축, 전국 virtual tumor board 운영의 목표를 가지고 암정밀의료 연구자 네트워킹 그룹을 발족해 국내 정밀의료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한 교육, 연구, 진료를 포괄하는 암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KPMNG) 사업을 통해 ▲종양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유전정보 분석 및 빅데이터 기본 교육 ▲암정밀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정밀의료 임상시험 활성화 ▲암 정밀의료 빅데이터 구축 및 공유 ▲지역별 암 다학제 회의 및 전국 단위의 가상 암 다학제 회의 구성 및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밀의료의 개념과 필요성을 알렸고, 이어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한국로슈진단과 함께 암 환자들이 최적의 맞춤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한국형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5월 한국로슈진단과 의료진을 위한 임상적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 솔루션 ‘네비파이 튜머보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네비파이 튜머보드는 조직검사, 엑스레이 검사 결과 등 환자 데이터를 하나의 대시보드에 통합시켜 각기 다른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들이 보다 쉽게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며, 플랫폼 내에서 각 환자에게 최적화된 글로벌 임상시험 연구, 간행물, 가이드라인을 통합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도구이다.

이밖에도 현재 학회는 공식 유투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암이 알고 싶다’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암에 대한 신뢰도 있는 정보를 암 환자들에게 알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 김태원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인터뷰

Q.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학술대회는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대한종양내과학회의 하반기 계획은?

9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국제학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계획에 맞춰 추진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진행할 예정이며 사전 신청을 받아 현장 참석은 350명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국제학회는 단순한 지식의 교류 외에도 연구자 모임, 국제협력 등의 기회가 된다. 학술대회를 모두 온라인으로 교체하는 것은 의사소통 측면에서 대면보다 부족할 수 있다. 이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일본종양내과학회(JSMO), 한중일 국제협력 세션(FACO) 등 국제 협업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고,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헬스케어에서 빅데이터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연구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면?

정밀의학에 불을 당겨진 것은 3년 전 NGS 유전자 검사의 보험급여 적용이다. 지난해부터는 모든 질환으로 확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여러 유전 정보 자료가 생성됐지만, 해당 자료를 어떻게 해석하고 진료 현장에 적용할 지는 어려운 문제다. 이는 외국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이며, 환자 진료, 새로운 치료기회를 주는 임상시험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가 의료현장의 고민이다.

결국 데이터의 핵심은 전처리와 표준화인데 의료분야에서 나이와 성별은 구조화된 데이터지만, 영상 의무기록, 의료진이 차트에 기록한 것은 구조화되기 어렵고, 한국은 영어와 한글을 섞어 써서 더욱 정리가 힘들다. 디지털 시대에 이것이 데이터로 활용되기 위해선 표준화, 구조화 작업이 필요하다.

Q. 최근 한국로슈진단과 디지털 종양관리솔루션 협약을 맺었다. 어떤 부분을 기대하시는가?

조직 진단을 넘어 유전변이 진단 분야까지 정확해져야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정밀의료는 암에 대한 우편번호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현실에 적용하고 치료와 연결할 지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부분에서 디지털의 도움이 필요하다. 해부학적 근거에 기반한 암도 중요하지만 유전자 변이에 따른 치료를 하게 되면서, 유전자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진단할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선두기업인 한국로슈진단과 ‘네비파이 튜머보드’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익적 사용을 지원하는 것이고, 학회에서는 현장에서 사용해봤을 때의 문제점과 사용을 효율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또한 한걸음 나아가서 정밀의학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하는 업무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Q. 디지털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암 환자의 치료성적은 두 가지 축에 의해 개선됐다. 하나는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순서로 누구에게 할지 선별하는 다학제 진료였다. 이로 인해 전이성 암에서는 생존율이 2배 이상 향상됐다.

최근에는 ‘튜머 보드’에서 유전자 검사 해석을 논의하며 이를 유전자 종양 보드(MTB)라고 부르고 있다. 전에는 임상의사와 병리과에서 참석했다면 이제는 임상 및 병리과뿐 아니라 유전자 정보학 전문가와 임상시험 전문가도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신약 개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중개 연구자까지 참석하기도 한다.

다학제 진료 시스템은 데이터 과학자를 확보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신약을 연결하는 과정들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밀의학 유전자 종양 보드를 구축해서 지방병원과 같이 데이터 과학자를 구하기 어려웠던 곳을 중심으로 하여 임상 자료, 유전자, 영상 자료, 병리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하고 치료까지 연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육용은 1달에 1번으로 하기에 문제가 없지만 임상시험용으로 쓰려면 매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따라서 플랫폼과 조직을 만들었다. 유전자 검사 해석, 항암제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 우리나라 환자에게 새 치료기회를 제공하고 치료성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임상시험을 승인을 받고, 응급임상시험(eIND) 승인을 받는 것은 오래 걸린다. 정부의 지원과 도움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Q. 블록체인이 리얼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데 어떻게 보시는가?

의료데이터는 일반 데이터와 달리 데이터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데이터화 할 수 있는 값은 나이, 성별, 진단 내용, 치료법 등이다. 그러나 치료 기간, 악화까지의 기간, 생존 데이터 등은 데이터화 하기 위해 표준화와 구조화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전처리가 핵심이 된다.

이는 원유 정제와 비슷하다. 정제하고 가공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데이터의 실제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구조화, 표준화가 돼야 AI나 테크놀로지와 연결해 치료 성적을 예측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신약 개발과 연계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