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법과 약물농도 채혈은 동일하지만 환자 부작용 개선에 효과
반코마이신 의한 심독성 발생 환자 감소 예상…장기생존율↑재원기간·의료비용↓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항생제 처방이 늘어나면서 감염약료 약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은지 약사, 김형숙 감염약료분과장

지난 11일, 감염약료 전문약사 온라인 심포지엄이 열렸다. 본지는 이날 심포지엄 강사로 나선 이은지 약사를 만나 올해 개정된 반코마이신 가이드라인에 대해 알아봤다. 이와 함께 김형숙 병원약학분과협의회 감염약료 분과위원장으로부터 감염약료분과에 대해 들어봤다.

개정된 반코마이신 가이드라인을 강의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이 : MRSA(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라는 다제내성균이 있다. MRSA 1차치료제가 반코마이신이다. 반코마이신은 MRSA 뿐만 아니라 다른 그람 양성균에도 효과가 약제로서, 향균력이 좋은 항생제로 알려져 있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도 감염관리에 대한 문제를 많이 겪고 있다. 중환자들 역시 감염증이 발생했을 때 많이 쓰는 약물 중 하나가 반코마이신이다.

반코마이신은 지난 2009년 마지막 가이드라인 이후 올해 처음으로 개정됐다. 그동안 여러 전문가들의 임상이 누적된 결과다. 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약물 모니터링 방법이 크게 변화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변화된 가이드라인을 알리고 향후 약물업무에 도움을 주기위해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 오늘 감염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은 서울대병원에서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을 실무 적용하는 방법을 소개한 것이다.

항생제 사용에 있어서 가이드라인 개정 전과 후의 방법을 비교한다면?

이 : 기존 방법 역시 환자에게서 약물농도 채혈이 필요하다. 채혈한 것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환자에 적합한 약물농도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차이점을 꼽자면 개정 이전에는 반코마이신 투약하기 직전 농도값을 바탕으로 결정했다. 개정 후에는 이 레벨값을 가지고 환자가 실제로 노출되는 약물의 양을 추정한 것을 바탕으로 용법을 설정한다. 즉, 채혈은 동일하지만 채혈농도를 통해서 추정하는 방법이 바뀐 것이다.

개정 전처럼 투약직전 농도를 이용하는 것이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AUC(약물농도곡선 아래면적)를 구하기 위해서 다른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농도채혈에서도 두 포인트로 채혈하는 것이 환자상태 확인에서 더 정확하다.

실제로 한 포인트로만 봤을 때, 치료결과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부작용 측면에서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 두 포인트를 채혈한 값을 계산해 환자의 혈중 약물혈중농도를 확인하는 게 치료결과나 환자 부작용 개선에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부분이다.

서울대병원에서 개정된 가이드라인 시행 후 느낀 점이 있다면?

이 : 반코마이신 약제를 환자에게 과하게 쓸 경우, 신장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적절하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신장기능 저하를 예방하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는 것이다. 기존방식으로 용법을 제시한 것과 AUC를 이용해서 제시한 것을 실제로 비교해봤을 때 필요이상으로 환자에게 용법을 제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UC를 통해 더 안전하게 반코마이신 용법 설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의료진 역시 이번 가이드라인이 궁극적으로 환자의 심독성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실행해 반코마이신에 의해 심독성이 발생하는 환자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 장기생존율을 높이고 재원기간·의료비용 감소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감염약료분과에서 하고 있는 활동을 설명한다면?

김 : 감염약료에서 전문약사의 역할은 항생제의 전반적인관리다.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고 적정사용을 위해 하는 모든 행위가 관리다. 실제 환자에서 항생제를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여부부터 환자의 체중·신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적절용량을 처방여부와 항생제 관련 부작용문제가 발생 여부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실제 특정진료과를 모니터링을 통해서 수술전 항생제가 오남용되고 있지 않은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항생제 관련 경제성평가면제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는데 감염약료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

김 : 새로운 신약이나 항생제가 들어온다면 이를 관리할 특정전문집단이 필요하다. 사실 반코마이신도 처음부터 관리를 했다면 내성균이 늘어나는 부분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경제성평가가 완화돼 미국이나 유럽에서 쓰는 새로운 신약이나 항생제가 들어왔을 때 이를 누군가가 제어하지 않는다면 같은 사태는 발생할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 감염전문약사가 특정영역에서 전문가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 메르스사태 이후에 감염관리료가 생겼는데 항생제관리료도 생겨야 한다. 그렇다면 감염전문약사가 특정병원에 다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체계화가 될 것이다. 그래서 병원약사회랑 감염분과랑 대한항균요법학회가 항생제관리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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