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1차 치료제와 다른 기전 생물학적 치료제…미국소화기학회(AGA) 킨텔레스 1차로 권장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를 1차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은 염증성장질환 치료 옵션에서 고무적인 변화이지만 아직 급여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1차 치료 옵션으로 완전히 풀렸다고는 보기 어렵다.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적기에 킨텔레스를 사용하려면 급여와 같은 부수적인 제한도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

해운대 백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오 교수(사진)는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킨텔레스는 기존 1차 치료제와는 다른 기전의 생물학적 치료제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며 “각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의 상황에 적합한 기전의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면역억제제인 TNF-α 억제제는 염증성장질환 치료 환경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전신의 면역 매커니즘에 작용하는 기전 특성으로 인해 기회 감염, 결핵, 잠복결핵 활성화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에서는 TNF-α 억제제를 사용하기 전에 미리 환자의 결핵 등의 감염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태오 교수는 킨텔레스가 1차 치료제로 포함된 것이 대해 “의료진과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또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우려가 큰 환자, 고령의 환자, 악성 종양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 등에서는 전신의 면역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보다 킨텔레스처럼 장에만 작용하는 기전의 치료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킨텔레스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 대상 GEMINI 1, 크론병 환자 대상 VERSIFY연구가 대표적이며 해당 임상에서 장 점막 치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특히 항TNF 치료제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킨텔레스를 투여했을 때 28.1%의 환자들이 완전 점막 치유(Complete mucosal healing) 효과를 제52주에 확인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서 발표한 킨텔레스(베돌리주맙)와 아달리무맙 직접 비교 연구(Head to Head)에 따르면 베돌리주맙은 아달리무맙 대비 임상적 관해와 장 점막 치유에서 TNF-α 억제제 사용 경험과 상관없이 제52주에 장 점막 치유를 확인한 환자는 베돌리주맙군이 39.7%, 아달리무맙은 27.7%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올해 초 미국소화기학회(AGA)는 궤양성대장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킨텔레스를 1차로 권장하도록 변경했다.

“염증성장질환은 평생을 치료해야 하는 질환”

김태오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본인이 염증성장질환 인 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수년이 지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며 “다른 질환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병해서 평생을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므로 환자와 의료진과의 관계가 예후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킨텔레스가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 1차로 사용하려 할 때의 어려움에 대해 “킨텔레스를 1차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은 염증성장질환 치료 옵션에서 고무적인 변화이지만 아직 급여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1차 치료 옵션으로 완전히 풀렸다고는 보기 어렵다”라며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적기에 킨텔레스를 사용하려면 급여와 같은 부수적인 제한도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킨텔레스는 TNF-α 억제제 대비 우수한 효과 및 안전성을 보였으며 특히 ‘장 점막 치유’ 효과로 인한 이점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킨텔레스는 약 4%의 낮은 면역원성을 보이며 킨텔레스 치료의 효과를 보인 환자는 오랫동안 효과가 유지되고 있어 1차로 치료함으로써 뛰어남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급여 문제를 포함해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보험이나 수가 등 정책,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상당히 많다”며 “논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지만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치료제 옵션의 다양화’는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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