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위별로 증상 제각각, 침투 부위에 ‘위막’ 형성 특징적
가천대 길병원 시혜진-조혜정 교수, 감염병 특성-예방법 등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안병정 기자]최근 코로나19가 팬데믹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서 디프테리아가 유행하여 우리나라 방역 당국도 예방접종 등 감염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베트남 입국자 중 발열, 인후통, 인두부를 덮는 하얀색 막(위막) 발생 등 디프테리아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경우 입국 시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디프테리아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입국 시 증상이 없더라도 최장 잠복기인 10일 동안 건강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증상 발생 시 관할 보건소 또는 1339에 문의하여 안내를 받도록 했다.

디프테리아는 선진국에서는 예방접종으로 대부분 사라졌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저개발국가에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프테리아는 발생 부위에 따라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며, 주로 세균 감염을 통해 발생하는데 감염 부위에 ‘위막’이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급성, 독소 호흡기 감염병으로 신체 내 모든 점막을 통해 침범할 수 있는데 사람 보균자를 숙주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보균자의 호흡을 통해 배출된 균과 접촉하면 타인을 감염시키게 된다. 보통 감염 후 2~4주간 균 배출이 계속되며, 만성 보균자의 경우 6개월간 균이 배출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감염자가 발생하면 반드시 격리해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는 식으로 예방을 할 순 있지만, 디프테리아 종류에 따라 감염 경로도 다르기 때문에 환자 격리가 우선돼야 한다. 전파 경로는 후두 디프테리아는 비말로 전파되고, 피부 디프테리아는 피부 병변에 접촉해 전파된다.

시혜진 교수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시혜진 교수(사진)는 “디프테리아는 DTP 백신이 개발된 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으나 최근 들어서 백신 보급률이 낮은 저개발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역으로 환자가 유입돼 국내에서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디프테리아는 과거 DTP 백신 접종이 어렵던 1980년대 이전 개발도상국에서는 매해 사망자가 5~6만 건, 감염자는 약 백만 건 정도 발생했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에서 산발적으로 재유행하고 있으며 이때 치사율은 약 10%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 발생 부위별 증상 달라= 한편 디프테리아는 발생 부위에 따라서 다른 증상을 보인다. 주로 인두, 후두, 코, 피부에 주로 발생하고 어느 부위냐에 따라 발생 양상도 다르다.

우선 가장 흔한 발생 부위는 인두 부위이다. 발열과 인두통이 기본적으로 발생하며 편도를 주변으로 위막이 생성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자리 잡은 디프테리아 세균은 증식하면서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 독소가 얼굴, 인후, 팔, 다리 근육에 영향을 주면 신체 움직임 제한 같은 장애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심장으로 유입되면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겨 발병 1~2주 만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후두 디프테리아는 처음부터 후두 부위에 감염이 일어나거나, 인두 디프테리아에 이어서 발생한다. 증상은 인두 디프테리아와 비슷하다. 발열, 인두통과 후두에 위막이 퍼지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 중 후두 부위가 좁아져서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코 디프테리아는 피가 섞인 콧물, 코 주변이 짓무르고 부스럼 딱지가 생기는 증상을 보인다. 디프테리아의 특징인 발열도 없고, 위막은 콧구멍 안에 있으므로 잘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피부 디프테리아는 다양한 모습의 궤양을 유발한다. 통상적으로 팔, 다리에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이 디프테리아 감염에 의한 궤양은 통증이 있고 급성 염증에 의한 진물이나 고름과 같은 삼출물이 나올 수 있다.

◆ 감염자가 숙주가 돼 타인 감염=치료는 기본적으로 감염자를 격리시켜서 이뤄져야 한다. 이후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면 14일 후 격리를 해제해도 좋다.

디프테리아는 DTP 백신 접종으로 전세계적인 감염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률이 낮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풍토병으로 남아있다. 국내에는 1950년대 말 백신 도입 이후 발생률이 줄어들고, 1987년 이후 국내에서 환자 발생 보고는 없다.

디프테리아균의 잠복기는 최대 5일이다. 이후 발열과 감염 부위를 중심으로 염증과 위막이 생긴다. 위막은 회색으로 감염 부위에 강하게 밀착해 있어 일부러 떼어내려 하면 출혈을 일으킨다. 다만, 위막은 1주일 이후 사라지고, 동시에 발열 등의 증상도 개선된다.

앞서 말했듯이, 디프테리아는 독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움직임 장애, 심근염, 단백뇨와 같은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디프테리아 환자에게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2~4주간 안정을 취하도록 해 치료한다. 항생제는 3일 연속 균배양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때까지 매일 투여해야 한다. 페니실린이나 에리스로마이신을 투여한다. 이때 2~4주간은 환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혜정 교수

◆ DTP 예방 접종 모든 영유아 대상으로 이뤄져=디프테리아 예방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접종 시기는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DTaP 백신(디프테리아/파상균/백일해 백신)을 3회 기초접종하고, 생후 15~18개월, 만 4~6세에 추가접종하며, 만 11~12세에 TdaP 혹은 Td 백신으로 추가 접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조혜정 교수는 “영아에게 기초접종 시 피하 또는 근육 주사로 대퇴부 외측에 매번 접종부위를 바꾸어가며 접종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는 생후 15개월 부터 시작하여 만 12세까지 지속적인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