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고셔병 치료제-한미약품과 LSD치료제 공동 연구
바이오벤처 제넥신과도 지속형 빈혈치료제 공동개발 진행 중

[의학신문·일간보사] 대형 제약사와 공동연구 개발·협력

GC녹십자는 지난해 유한양행과 희귀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바이오 의약품의 간판 주자로 꼽히는 GC녹십자와 국내 합성의약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한양행이 공동으로 의약품 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다.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은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뇌 증상에 대한 효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희귀 유전성 질환으로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킨다. 국내 환자 수는 70명, 전 세계 환자 수는 6500명에 불과하다.

GC녹십자 허은철 사장(왼쪽)과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이 양해각서 체결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양사간 협력 범위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로,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해 협력 범위가 커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또한 GC녹십자는 지난 2월 희귀질환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한미약품과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양사는 한미약품이 보유한 물질특허를 기반으로 유전성 희귀질환의 일종인 LSD(Lysosomal Storage Disease, 리소좀 축적질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재 LSD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기술로 개발한 효소를 정맥 주사하는 방식인 ERT(Enzyme replacement therapy) 요법으로 치료한다. 양사가 개발하는 치료제는 기존 1세대 치료제들의 안정성, 반감기, 복용 편의성, 경제적 부담 등을 개선한 차세대 효소대체 혁신신약이다.

회사 측은 자사가 LSD 일종인 헌터증후군 치료제(헌터라제)를 개발하며 이 부문 연구역량을 축적한 만큼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기술력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산업 측면에서는 위와 같은 대형 제약사간의 협력이 제약사와 벤처간 짝짓기가 주를 이루던 오픈 이노베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 상황을 봐도 극히 드물던 거대 다국적제약사끼리의 공동 연구개발 사례가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더 좋은 약 개발을 위해서는 협력 대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유망한 바이오벤처와도 연구 협력

GC녹십자는 제넥신과 지난 2006년부터 지속형 빈혈치료제(GX-E2)의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

GC녹십자와 제넥신이 공동개발 중인 빈혈치료제는 암젠사 ‘에포젠’의 바이오베터로, 자연상태의 EPO(적혈구 조혈호르몬, Erythropoietin)와 지속형 단백질합체융합기술 hybrid Fc를 결합해 개발중인 지속성 빈혈치료제이다. 이는 반감기가 짧아 매일 혹은 일주일에 수차례 투여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의 문제점을 개선한 지속성 빈혈치료제로, 한 달에 1~2번 투여만으로도 약효가 충분히 지속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치료제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기술수출 되면서 국내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GC녹십자는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과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양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 및 후보물질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천랩의 정밀 분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위탁생산, 위탁개발생산 분야의 기술 및 양사 관심질환에 대한 연구개발 등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군집(microbiota)과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인체 및 환경에 공존하는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를 의미한다. 최근 인체공생 미생물이 장질환, 알레르기질환, 신경계질환, 대사질환 등 다양한 질병과 관련 있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에 투자하거나 마이크로바이옴 발굴 플랫폼 기술자체, 또는 개발 초기 단계의 전임상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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