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한기훈 교수팀,  CYFIP2 유전자로 초래되는 증상 치료법 개발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고려의대 뇌신경과학교실 한기훈 교수팀이 마우스 모델을 활용한 공동연구를 통해 지적장애와 뇌전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CYFIP2 유전자의 뇌기능'을 구체적으로 규명했다.

한기훈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환자 유전체 분석에서 CYFIP2 유전자의 변이가 지적장애 및 뇌전증과 반복적으로 연관된다는 해외 연구사례에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CYFIP2의 발현이 감소된 마우스 모델을 제작하고 기억·의사결정·공감능력·감정조절 등과 관련있는 뇌 내측전두엽피질 영역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신경세포 중 제5층 신경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변화가 있음을 발견했다.

CYFIP2의 발현이 감소된 마우스의 제5층 신경세포는 정상 마우스의 신경세포에 비해 시냅스의 크기가 커져 있었으며, 신경세포의 흥분성이 과도하게 증가돼 있었다고 한다.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는 뇌전증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CYFIP2의 발현이 감소된 마우스는 뇌전증 증상을 유발하는 약물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리튬 약물이 양극성장애(조울증) 및 X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지적장애 질환인 취약X증후군(Fragile X syndrome) 등의 뇌질환 증상을 개선한 점에 주목해, CYFIP2의 발현이 감소된 마우스에서도 리튬의 효과를 확인해봤다.

그 결과 내측전두엽피질 제5층 신경세포에서 과도하게 증가되었던 흥분성뿐만 아니라, 뇌전증 유발 약물에 대한 민감성과 행동학적 이상 등이 모두 정상 수준으로 회복됨을 발견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CYFIP2 유전자의 뇌기능을 구체적으로 규명함과 동시에, CYFIP2 유전자 변이에 의해 초래되는 지적장애 및 뇌전증 증상의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임상신경학분야 상위 5%, 신경과학분야 상위 10% 이내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신경학연보' 6월 20일자 온라인판에 ‘CYFIP2 유전자 결손이 리튬 반응성 전전두엽 기능 장애를 유도’ 이름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지원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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