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부산 이어 대구·경북지역 의대학장·병원장과 공감대 형성
“정부, 의사 부족 지역 예우개선 등 자연적 유입 기전 마련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역별 불균형이 문제다.”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려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을 중심으로 지방 의과대학, 대학병원들이 이같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최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대구·경북지역 의과대학 학장과 대학병원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그동안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의사 수 증원 정책을 졸속적·일방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예우 등을 개선하는 기전을 정부가 먼저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사 수 증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과학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방안 없이 감염병 등 국가적 재난사태에 대비한다는 명분만 내세우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지적이다.

최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토 단위면적당 의사 수가 상당히 많은 편인 상황에서 의사 수를 늘려야 할 합리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정부의 의사 수 증원 정책은 의료 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 불 보듯 뻔하기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구·경북지역 의과대학장들과 대학병원장들도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별 의사 배치의 불균형”이라며, “인구감소를 감안했을 때 굳이 의사 수를 증원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은 의대의 경우에도 기초의학 교수와 실험실습 기자재의 부족, 그리고 교수를 추가로 임용할 수 없는 재정문제가 공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의대정원을 확대하게 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의협은 지난 17일에는 부산 지역 의과대학장 및 대학병원장과도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의료계의 중지를 모아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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