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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재정수입 감소&지출 증가 보장성 강화 중대 기로공급자·가입자 모두 원점 재검토 요구…코로나19발 재정수입 타격 ‘더는 못버텨’
건보료 동결시 밴딩 금액·보장성 투입 모두 만족할 수 없어…건보 국가재원 추가 투입 ‘사실상 불가능’
지난 26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언 중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중대기로에 섰다. 재정 수입은 줄어드는데 국가와 국민 모두 건강보험 지출 확대 여력이 없다. 이에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 계획 원점 재검토 혹은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정부의 향후 결정이 주목된다.

 지난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건강보험료 결정이 보류된 이후 경제계와 의료계 모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정심에 앞서 보장성 강화에 대한 재검토를 가장 강하게 외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다. 경총은 최근 진행한 ‘건강보험 부담 대국민 인식조사’를 통해 건강보험료인상 동결과 보장성 계획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관련 자료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료의 동결 혹은 인하를 요구했으며, 정부가 보장성 강화를 위해 제시했던 전제조건인 ‘건보료 매년 3% 인상’을 찬성하는 응답자는 단 2.6%에 그쳤다.

 공급자 단체 또한 보장성 강화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대집 회장이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반대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 또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희생을 감수해왔다는 입장은 견지해왔다.

 특히 치협의 경우 이번에 수가협상에서 ‘그동안 보장성 강화 정책에 희생을 감수하며 적극 협조하고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고자 노력 중인 치과계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최종결렬을 선택했다.

건보료 동결 선택 시 수지율 악화…지급 불능 선택보단 보장성 강화 지연 선택 ‘수순’

 만약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적 여론을 반영해 건보료 동결을 선택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의 수지율 악화, 즉 재정건전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미 그 징후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연도별 건강보험 주요지표’에서 2018년 건강보험의 총수입은 약 62조7157억원, 총지출은 약 65조9783억원으로 수지율은 105.2%였다.

 이는 수입보다 지출이 5% 이상 더 많다는 의미로, 당기재정수지가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지율 100% 이상을 기록했던 경우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미 적자 추세로 방향을 바꾼 재정을 흑자 추세로 바꾸려면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연도별_건강보험_주요지표. 통계청 제공. 2010년과 2016~2018년도 데이터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애 따른 경기 전반의 하방 위험이 본격화되는 때 사회보험료 인상은 불가하다’고 밝힌 가입자 측(경총)의 입장과, 국가채무 840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가 재정 여건을 고려하게 되면 결국 남은 방법은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지출 절감 방안은 보장성 강화 계획의 재검토 혹은 백지화다.

 이미 2022년까지 수립된 계획으로 현재는 중반을 넘어선 계획이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계획을 중단하거나 수정하게 되면 누적 투입금액까지 고려해 10조원 정도의 추가 여유 재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당초 보장성 강화 계획은 2022년까지 31조원을 투입하기로 돼있었으며, 누적되는 비용까지 고려된 수치다.

 만약 보장성 강화 계획의 중단 혹은 지연이 적용된다면 의료계 내부에서도 보장성 계획이 적용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 간의 형평성 논란이 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통령 브랜드 사업의 실패라는 정치적 리스크도 떠안을 수 있다.

 보장성 강화 재검토 외에 씀씀이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강도 높은 지출 관리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서비스 이용 관리를 강화하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수가 삭감을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가 수가 삭감 등의 강도 높은 지출 관리를 시작했다는 신호가 의료계에 포착된다면, 정부-의료계 간 갈등은 극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의료관리학을 전공한 한 의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은) 애초에 국가 인구 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보장성만 강화하겠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정책이었기 때문에 실패가 예견돼있었다”면서 “지금이라도 건강보험료의 적정 부과 수준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제공 수준 등 국가건강보험에 대한 컨센서스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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