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코로나19 이후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급상승검색어’에 제약 및 바이오기업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 이름 중에는 일반인도 다 아는 비중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름도 있다. 무슨 일인가 따라 들어가면 대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뉴스가 있고, 역시나 주가가 급상승 중이다.

김영주 부국장

그리고 이는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현명한 투자자들이 가능성을 충분히 판단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주가 급상승을 견인하는 것이다. 그 깊숙한 곳에는 빨리 이 답답한 코로나 정국을 벗어나 예전 일상으로의 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는 풀이이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속에서 확인한 K-방역에 대한 자부심에 더해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서도 세계의 모범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가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현재 동물실험 등 전임상 단계를 뛰어넘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 돌입한 케이스만 해도 15건에 이른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권고한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자체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면역치료제, 예방백신 등이 임상에 돌입했다. 여기에 동물실험 등 전임상 단계까지 합치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 건수의 2~3배는 족히 되리라는 추정이다.

처음엔 주로 바이오벤처 및 중견기업이, 지금은 큰 기업 다수도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양상이다. 바이오벤처는 규모는 작으나 순발력이, 중견기업은 오랫동안 감염병 분야가 자신들의 영역으로서 축적된 노하우가, 대형 기업은 그동안 신약개발 성과 등 저력이 각각 장점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초기만 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이 대부분 이었다.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일종의 ‘작전’이 아니냐는 의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개발에 속속 성과가 나오며 속도가 붙고, 광범위한 제약기업 및 바이오벤처의 참여가 이뤄지며 그동안 회의적 시각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게다가 정부가 개발 비용 지원과 더불어 신속사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하며 적극 독려에 나서자 개발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감이 보다 커지는 모양새이다.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이렇게 온 국민의 응원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던 적이 또 언제 있었나 싶다. 어찌 보면 산업계가 그동안 구호화 했던 ‘국민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국민적 염원에 정부의 총력지원, 여기에 산업계의 혼신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정말 꿈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도 기대나 했던 일인가? 이번에 코로나19대응 이라는 세계적 대결 양상에서 모범 방역국을 넘어 선도적 치료제 및 백신개발 국가로 이름을 남긴다면 산업 선진화는 물론, 우리나라 국격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쉽진 않겠지만 꼭 안된다고 생각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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