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판권 계약, 의료기관 협력 모델 구축 및 차세대 기술 접목 주목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떨어지는 인지도, 단기성과에 급급한 열악한 생태계 구조가 성장을 막는 장해요인으로 손꼽히는 의료기기 분야. 전문가들은 개발이 끝이 아니며 결국 이익 실현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자생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기술 장벽을 뛰어넘어도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도 도전은 계속된다. 최근 의료기기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동반한 의료IT업계를 중심으로 해외 판권 계약 체결, 의료기관 협력 및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 접목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회사 성장과 발전의 발판이 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성과가 주목된다.

먼저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기업 뷰노(대표 김현준)는 소니가 지분 33.9%를 보유한 일본 최대 의료 정보 플랫폼 기업 M3와 자사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의 일본 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뷰노는 엠쓰리의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수적인 일본 의료시장에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뷰노는 엠쓰리의 광범위한 유통망과 협력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 의료 시장에 뷰노메드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계획이다. 또한 엠쓰리의 AI 의료기기 판매 플랫폼을 통해 현지 판매 허가된 자사 흉부 CT영상 진단 보조 프로그램을 의료진들에게 판매하고, 이후 인증을 획득할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판매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현준 뷰노 대표는 “일본 내 온라인 기반 광범위한 유통망을 구축한 의료 데이터 기업 엠쓰리와 판권 계약을 체결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사업성과”라며 “세계에서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일본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해 매출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현재 협력중인 글로벌 기업 및 기관들을 통해 전 세계 의료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SK C&C, 뇌출혈 판독 AI 식약처 임상시험 계획 제출

뇌출혈 의심 환자 뇌 CT(왼쪽)와 영상판독 AI모델 병변(화살표) 식별 영상

또한 SK C&C(대표 박성하)는 '뇌출혈 영상판독 AI 모델'에 대해 GMP 적합 인증을 획득했다고 18일 밝혔다.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해 심사 중인 단계로, 연내 다수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K C&C는 1차 아주대의료원에 이어 2차로 서울대병원의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을 활용해 '뇌출혈 영상판독 AI 모델'을 개발했다. 모델 학습에는 SK C&C 비전 AI의 이미지 세그멘테이션(객체 위치구분) 기술과 8만 여장의 뇌 CT 영상 및 판독데이터를 활용했다.

개발된 AI 모델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준의 판독 정보를 수초 내에 제공한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뇌출혈 환자의 조기 진단·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동준 SK C&C 헬스케어그룹장은 "AI 기반의 영상판독 모델은 뇌출혈뿐만 아니라 뇌경색, 뇌종양 등 뇌신경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국내외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뇌질환을 중심으로 의료AI 서비스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ICT 기반의 멘탈 헬스케어 플랫폼 전문기업 옴니씨앤에스(대표 김용훈)는 감정노동자들을 대상으로 VR을 활용해, 정신건강관리를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본격 상용화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감정 노동자들의 통합 건강관리와 함께 VR훈련 콘텐츠를 제공해 스트레스 조기감지·예방·해소를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근로환경 조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옴니씨앤에스는 장비, 프로그램, 콘텐츠, 플랫폼 등을 개발하고 감정노동자를 위한 통합 정신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현실에서 맥파, 뇌파 등 생체신호 측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PC 모바일 등 다양한 VR HMD에 호환 가능한 측정 장비를 개발했다. 생체 신호의 측정 및 분석과 함께 서비스 환경 구축과 처방알고리즘 등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측정, 분석과 함께 결과에 따른 힐링 및 훈련 콘텐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를 바라보며 의료IT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예산 나눠 먹기에 급급해서는 곤란하며, 결국 기술 개발→판로 확대→기술 축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잇는 작업이 절실하다”며 “순조로운 자리매김에 성공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의료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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