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용 회장 “일차의료-만성질환-주치의 중심, 포스트코로나시대 대안”
은평성모병원 조사 결과 ‘환자 87%’ 원격 진료 만족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 허용된 원격 의료 등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비대면 진료가 포스트코로나시대의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이 될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회장 최혁용)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포스트 코로나 대응 한의약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 일차의료-만성질환-주치의 중심의 비대면 진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최혁용 회장은 “수 년 간 논란이 됐던 비대면 진료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각광을 받고 있다”며 “은평성모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87%에 이르는 환자들이 원격 진료에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비대면 진료가 환자중심의 의료의 발판이 될 것임을 증명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비대면 진료를 일차의료기관 중심으로 추진한다면. 무너진 의료전달시스템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 역시 국민과 의료인들에게 대면진료와 비대면 진료가 대립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상호 보완하는 개념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커뮤니티 케어에 적용되고 있는 원격의료를 지역사회 중심 보건의료체계로 구축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의 안전성 문제, 동네의원의 경제적 손해, 대형병원의 쏠림현상 등으로 일차보건의료 체계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중심의 미래형 보건의료체계’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모델에서는 현실적인 정책 방안을 통해 원격의료에 대한 부작용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규정해 선한 기능만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가 원격의료 모니터링과 상담, 방문간호사와 연계해 환자의 의료적 처치와 처방을 원격 시행해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의원과 요양병원만 커뮤니티 케어의 원격의료를 제공하며, 노인과 장애인 등 거동 불편 인구로 제한하는 등의 정책도 해당된다.

이후 전문가들은 한의약 활용방안과 비대면 진료 등 보건의료 개혁방안에 대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은경 한의학정책연구원 원장은 세계 각 국의 비대면 진료 활용 사례를 설명하며 “원격의료는 관련 산업의 발전과 고령사회를 대비하는데 있어 필수 불가결하다”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대안과 관련 인프라 구입비용 등 선결과제 해결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경 원장은 “경제성 평가를 통해 적절한 의료비를 책정하고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며 원격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수요조사와 인프라를 확립해 부분적으로 시행하여 단계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ICT 관련 솔루션 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왜 원격진료 시스템을 진출시켜 국가 신성장 동력 창출하고, 원격진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TF팀 가동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언택트·비대면 관련 개발되고 있는 기술 및 기기 현황을 공개하며 “핵심 필요조건으로 원격 진단 신뢰성 확보, 원격진단의 갭을 매워주는 최소한의 밀착의료, 상담-진단-치료의 올인원 의료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 한의 비대면 진료,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김경호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장(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현재까지 운영 중인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의 현황보고를 통해 감염병 대응에 비대면 진료가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 말 대구 경북지역의 환자 폭증으로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정부가 경증환자의 비의료기관 관리를 결정했고, 이에 따른 경증환자 의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한의 비대면 진료가 시작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한의사들은 코로나19 환자의 한의약 치료를 위해 전화 진료 및 한약 후원 등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한의협에서 운영 중인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환자의 중증 이환을 감시, 증상을 호전시켜 왔다.

김경호 센터장은 “석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1800여명의 한의사, 1600여명의 한의대생 자원봉사자들이 전화상담 및 비대면 진료를 통해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치료 및 회복에 효율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의협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만 1441명 중 20.3%에 이르는 2326명이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한의약 초기 진료를 받았으며, 재진은 9594명, 처방 건수는 8391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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