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V6 재감염으로 'SITH1' 생성…의욕감퇴 초래

日 연구팀, 우울증 혈액검사법 등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과로나 강한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왜 유발하는지 수수께끼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바이러스유래 단백질이 밝혀졌다.

일본 도쿄지케카이의대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우울증 발병위험을 크게 높이고 단백질의 존재가 확인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2.2배 우울증에 쉽게 걸리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혈액검사법 개발과 발병기전을 조사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연구성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피로와 바이러스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피로가 축적되면 타액 속 '인간헤르페스바이러스(HHV)6'가 급증하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HHV6는 유아기 질환인 돌발성발진의 원인바이러스로, 거의 모든 사람이 유소아기에 감염되고 이후 계속 체내에 잠복감염 상태에 있다.

보통은 휴면상태이지만 몸이 피로하면 HHV6가 스스로 눈을 떠 약해진 숙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타액 속으로 나온다. 그 일부가 입에서 코로 역류하는 형태로, 냄새를 느끼는 뇌의 중추인 '후구'에 도달해 재감염을 일으켜왔다.

연구팀은 재감염되면 후구에서 'SITH1'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 작용으로 뇌세포에 칼슘이 과잉으로 흘러들어 세포사를 일으키는 사실이 배양세포와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또 후구의 세포사에 따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의 신경재생이 억제돼 있었다.

스트레스상태에 놓인 쥐가 그 상황으로부터 달아나는 행동을 그만두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실험에서는 후구에서 이 단백질이 만들어지도록 한 쥐는 보통 쥐보다 빨리 단념했으며, 항우울제를 투여하자 보통 쥐처럼 회복됐다.

또 166명의 혈액에서 이 단백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항체를 조사하자 우울증환자의 80%에서 확인됐으며, 양도 건강한 사람에 비해 우울증환자에서 매우 많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과로나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하는 경위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과로 등으로 HHV6가 타액에 나오면 후구에 재감염되어 SITH1을 만들고, SITH1에 의해 후구와 해마 등에서 뇌세포 상태가 격변하며 결국 의욕감퇴 등을 일으키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추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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