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고혈압연구회 정욱진 총무이사 “조기 진단, 전문 치료, 연구 사업 위한 제도적 지원책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 대한폐고혈압연구회(KPHS)는 국내 폐고혈압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2007년 대한심장학회, 대한소아심장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류마티스학회 등 4개 학회의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해 2008년 국내 최초의 체계적인 등록 연구인 한국인 폐동맥고혈압 등록사업(KORPAH)을 시작, 그 결과를 2015년 발표했다.

이후 학회의 필요성을 논의하던 중 10년만인 2017년 3월 폐고혈압을 연구하는 심장내과, 소아심장과,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의 전문가들이 모여 대한고혈압학회의 산하 연구회로 출범했고 지금까지 4차례의 학술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또한 대한폐고혈압연구회는 매년 대한고혈압학회 춘계 및 추계학술대회에서 폐고혈압 세션을 개최하고 있다. 회원 수는 100여 명의 비교적 작은 학회이지만 국내 폐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학술, 연구, 정책, 보험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평균 폐동맥압 25mmHg 이상이 되면 진단된다. 폐는 스펀지와 같이 혈류에 대한 저항이 없는 곳인데 작은 혈관들이 막히거나 혈액이 정체돼 많아지면 폐동맥고혈압이 발생한다. 무서운 점은 폐동맥 전에 있는 우심실이 구조적으로 취약해 쉽게 우심부전이 오고 사망에 이르는 등 아직까지도 완치가 불가능한 난치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대한폐고혈압연구회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2018년부터 전국 19개 병원에서 심층표현형 연구를 위한 폐동맥고혈압 등록사업(PHOENIKS, 주연구자 정욱진 교수)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장기 등록 사업 및 바이오뱅크(Biobank) 구축을 통해 다중오믹스 연구를 통한 표적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이 등록 연구 플랫폼으로 폐고혈압 5개 전군에 확장해 국내 폐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심층표현형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2018년부터는 가족(family)의 행복을 위한 “폐(동맥고혈압), 미리(찾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대한폐고혈압연구회는 국제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을 모아 2019년부터는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EASOPH)를 창립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폐고혈압연구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폐, 미리 캠페인’은 폐동맥고혈압 질환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으로 폐동맥고혈압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나이와 성별이 40대 후반의 여성이고 가족 공동체와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가족을 강조해 “폐(동맥고혈압), 미리(찾기)”라고 이름을 지었다. 가족(family)의 행복을 위한 “폐(동맥고혈압), 미리(찾기) 캠페인”은 국회토론회, 미디어 홍보와 의료진 교육을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정부·사회·의료진에 폐동맥고혈압의 조기 진단, 전문적 치료 및 체계적인 연구사업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정욱진 대한폐고혈압연구회 총무이사(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인터뷰

Q. 최근 연구회에서 주력하고 있는 폐동맥고혈압 관련 정책 혹은 아젠다는 무엇인지?

정욱진 대한폐고혈압연구회 총무이사(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일단 조기 진단, 전문 치료, 체계적인 연구 사업 지원 등 세 가지 정책, 제도적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 우선 대한폐고혈압연구회가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가족의 행복을 위한 ‘폐(동맥고혈압), 미리(찾기) 캠페인’에서 확인할 수 있듯 폐동맥고혈압 환자가 조기에 진단받을 수 있도록 1, 2차 병원 의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선별해 주셔야 한다. 심초음파검사까지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고 의심되면 빠른 우심도자 검사를 통한 확진이 중요하다.

다음은 전문 치료로 전문 치료제를 사용해 강력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식약처의 약제 도입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기준을 국제적 기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에포프로스테놀(epoprostenol)는 현재 식약처 도입 단계이나 타다라필(Tadalafil)과 리오시구앗(Riociguat)은 아직 국내 도입이 안돼 아직도 못 쓰고 있는데 이 약제 도입을 추진해야 하며 전문 클리닉, 센터에서의 2중, 3중 병용치료 시 급여를 삭감을 시키는 사례들 또한 없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계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한데 폐동맥고혈압 극복을 위해서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하는 PHOENIKS 등록 연구와 같은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등록 사업과 바이오뱅크 구축을 통한 심층표현형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아시아인, 더 나아가 인류에 필요한 표적치료제를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는데 이를 더 적극적이고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Q. 교수님께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초대 사무총장으로도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국제적으로는 2018년 초부터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 학회의 대표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모든 데이터가 코카시안인종(백인) 중심의 데이터로, 아시아 인종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데 공감하고 아시아 폐고혈압 환자의 치료 향상을 위한 학회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2018년 7월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주최한 제3회 KPHS 2018 연례학술심포지움에 초대된 4개국 대표들이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EASOPH) 창립에 동의해 이듬해인 2019년 4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창립 학술대회를 개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에서 15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EASOPH은 매년 학술대회를 순환 개최하며 각 국가 학술대회 개최 시 조인트 세션(Joint Session)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 공동 진료지침 제정, 환자등록사업 및 심층 표현형 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으로 아시아 폐고혈압 환자에 맞는 치료 표적 물질 발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앞으로의 연구회 활동과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학술대회, PHOENIKS 등록 연구, 폐미리캠페인과 EASOPH 참여 등은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학술대회는 2020년 10월 31일 광주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에서 KPHS 2020을 개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와 함께하는 PHOENIKS 등록 연구는 내년부터 2차 용역사업으로 장기적으로 진행하며 구축된 바이오뱅크에서 다중오믹스연구 분석을 시작해 성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폐미리 캠페인은 지속적으로 정부, 의사, 국민, 미디어에 폐동맥고혈압의 위험성과 치료 가능성을 알리고, 환자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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