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과 대사 담당 신경 자극해 쥐 동면 성공

日 연구팀, 응급의료 및 우주여행에 활용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겨울잠과 같은 상태로 유도하도록 스위치 역할을 하는 뇌신경이 발견됐다.

일본 쓰쿠바대와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쥐의 뇌신경 일부를 자극해 동면상태로 만드는 데 성공하고, 사람을 인공적으로 동면시키는 방법 개발에 길을 열어주는 성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응급의료나 향후 우주여행에 활용할 수 있는 성과로서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동면은 식량이 부족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생명유지에 필요한 체내 화학반응인 대사를 억제하고 에너지절약으로 생명을 연장시키는 현상으로, 자세한 발생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쥐의 뇌 시상하부에 있으면서 체온과 대사를 담당하는 신경을 약물로 자극함에 따라 원래 동면하지 않는 쥐를 동면시키는 데 성공했다. 체온은 37도 정도에서 20도대 초반으로 낮추고 심박수나 산소 소비량도 크게 감소시켰다. 약물의 효과가 없어지면 자연스레 눈을 뜨고 건강상태에 문제는 없었다.

동면하지 않는 쥐에서도 성공한 점에서 연구팀은 사람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동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중증 폐렴은 혈류가 끊겨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중증화를 초래한다. 현재는 인공폐렴 등으로 공급을 늘려 치료하고 있지만, 응급운반 시에 환자를 동면상태가 만들면 산소가 적어도 되기 때문에 중증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앞으로 화성여행 등에서 도중에 동면하면 우주선에 싣게 되는 식량이나 산소를 절약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의료에 도움이 되는 성과로 주목하고 앞으로 원숭이 등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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