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확보차 권역별 순회 계획…시도의사회장단 의견도 청취 예정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협 협상-투쟁력 기대조차 없다 평가 지배적

지난 2018년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당시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각종 의료정책과 의원유형 수가인상률 등 정부와의 협상에서 계속 성과를 이루지 못하자 또다시 강경한 투쟁모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최대집 의협회장은 조직력 확보를 위해 조만간 권역별로 순회하면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현재 내부적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오는 13일 열리는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에도 참석해 의료현안에 대한 투쟁 등 대응 방법론에 대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이후 정부에서는 의료계가 반대하는 비대면 원격의료,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대한의사협회에서 최근 3년 연속으로 의원급 유형 수가협상 결렬되면서 의료계 내부적으로 정부를 향한 강력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6월 중에 각 지역·직역 의사단체 대표을 만나 의료계 투쟁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의협 관계자는 “말로만 ‘덕분에’이지 정부는 사실상 의사들의 희생은 고려하지 않는 채 일방적으로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저수가를 유지하면서 옥죄고 있다”며 “의협에서는 강경한 투쟁에 대한 의료계 내부 의견을 수렴해 방향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과 없는 협상-투쟁 기대 없어 무관심=하지만 의료계 내부적으로 최대집 집행부가 임기 내내 협상과 투쟁을 반복하면서 성과 없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패턴에 지친 기색이다.

특히 일부 시도의사회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과 이에 따른 최대집 집행부의 투쟁 선언 등에 무관심한 모습이다. 그동안 최대집 집행부가 임기 내내 보여준 협상력과 투쟁력에 대해 이미 실망한 지 오래며, 더 이상 기대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A시도의사회장은 “애초부터 수가협상은 기대도 안했고, 더 놀라운 것은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 추진에도 의사회원들이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이라며 “최대집 집행부의 공수표에 지쳐 기대감도 없고 무관심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대집 회장이 또다시 전국 순회를 통해 조직력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이미 꺼진 투쟁동력을 확보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파격적으로 총파업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상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불가능하고, 개인적으로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도 “최대집 집행부가 이젠 뭐라도 보여줘야할 때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이제와서 협상이건 투쟁이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문케어를 막을 자는 본인이라더니 문케어는커녕 아무것도 막지 못했다. 게다가 정부와 국민에게 신뢰만 잃었다”고 지적했다.

◆욕만 하는 의사회원도 문제…집행부 ‘탓’만 해선 안돼=반면 그동안 정부와 협상과 투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꼭 최대집 집행부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B시도의사회장은 “물론 현 상황에 대해 집행부에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순 없다”며 “하지만 투쟁한다고 했던 회장에게 힘을 모아주지 않았던 의사회원들의 잘못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즉 의협이 강경한 투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의사회원들이 동력을 모아주지도 않은데다 심지어 협상을 먼저 시도해보라는 대의원회의 주문도 있었기 때문에 집행부 ‘탓’만 할 수 없다는 것.

B시도의사회장은 “3년을 지켜봤는데 최대집 회장이 주장했던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에 의료계 중지를 모으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대집 집행부의 리더십도 문제가 있지만 의사회원들이 욕만 하고 정작 동참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