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 제약사가 크고 작게 마진 인하…대응책 마련 부심
의약품 마진 인하 제약사는 수익성-의약품유통업체는 생존권 문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의약품유통업계가 다국적제약사를 비롯해 국내 상위제약사, 중소제약사까지 의약품 마진을 인하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1일 의약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의약품 유통 마진을 내린 제약사가 다국적제약사를 비롯해 약 20여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금액에 따라 의약품유통업체들의 마진 인하 폭이 상이한 점은 있지만 수십여개의 제약사들이 크고 작게 마진을 내리고 있어 의약품유통업체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은 원료의약품 인상으로 인한 원가 상승, 매출하락에 따른 수익성 보존 등의 이유로 의약품 마진을 인하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의약품유통업체들과 협력 관계가 잘(?) 유지되던 중소제약사들까지 의약품 마진 인하 행렬에 참여하면서 의약품유통업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국적제약사, 국내 상위 제약사보다 영업력, 제품 판매력이 떨어져 의약품유통업계와 상생하던 중소제약사까지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 등을 돌리고 마진을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소제약사들은 의약품유통업계에 10%가 넘는 의약품 마진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이들 중소제약사들은 2% 마진의 다국적제약사, 7~8% 마진의 상위 국내 제약사들을 비교하면서 10%대가 넘는 마진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마진을 계속해서 인하하고 있지만 문제는 의약품유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이를 해결하기도 힘겨워 보인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집단 행동을 통해 제약사들을 압박했지만 집단이기주의 프레임에 묶여 집단 행동이 여의치 않다.

여기에 집단 행동에 반기(?)를 들고 있는 의약품유통업체들도 있어 섣부르게 집단 행동을 강행했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크고 작게 의약품 마진을 인하하면서 의약품유통협회 내부적으로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표준거래 계약서 등을 만들고 보다 공정한 계약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약사들이 너무 발빠르게 마진을 인하하고 시장에서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약사 의약품 마진 인하를 놓고 약국거래 의약품유통업체와 병원거래 의약품유통업체들간의 온도차이가 있는 점도 협회로서는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의약분업이후 병원거래 의약품유통업체수가 증가한 반면 약국거래 의약품유통업체는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어 제약사 마진 인하에 대한 회원사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약국거래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적게는 30년에서 50년이상 오래된 업체들로 이들 업체들의 생존은 의약품유통업계에 큰 의미가 있어 이들 업체들의 어려움을 내몰라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의약품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의약품 마진 인하는 의약품유통업계에 큰 위기"라며 "제약사들에게 마진 인하는 수익성 문제이지만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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