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성인식·진단 첨단 솔루션 도입…김은경 연구부원장, 치료 경험과 진료 환경 개선 박차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 3월 1일 본격적으로 문을 연 연세대 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 혁신 병원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진단 분야 패러다임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병원은 기존에 특정 진단 분야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하던 인공지능(AI)을 모든 영상 진단에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환자의 안전과 편의 증대를 도모하고자 의료 AI 기업 루닛과 영상 진단 시스템 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반복적이고 정확성이 요구되는 업무들을 빠르게 대체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치료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새로운 데이터를 통해 진료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며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선순환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발견이 어려운 조기 침윤성 유방암 진단에 도움을 주는 AI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선봉에서 이끌고 있는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사진·영상의학과)은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단순히 새로운 기기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환자 안전과 편의에 기여하고, 효율적인 의료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혁신의 지향점을 묻는 질문에서 그는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여 환자가 보다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솔루션으로 진단에 소요됐던 시간이 줄어들면 의료진들이 그만큼 환자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단 분야의 디지털 솔루션들은 개원 준비 단계에서 도입하는 것이 더 용이한 만큼,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개원 전부터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준비해왔다. 대표적으로는 AI를 활용한 음성인식 솔루션과 진단 솔루션이 있다.

'AI 음성인식 솔루션' 단어 인식률 90%, 기록 업무 효율 개선

'AI 판독 솔루션' 높은 음성 예측도, 이상 소견 환자 우선 판독

먼저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영상의학과에 뷰노 AI 음성인식 솔루션을 전면 도입해 기록 업무를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음성인식 솔루션의 단어 인식률이 90%에 달해 의료진은 오타 검수만 해도 될 정도로 업무 질이 대폭 개선됐다.

기록을 실시간으로 주치의가 확인할 수 있어 환자에게 빠르게 결과를 전달하고 있으며, 기록에 필요했던 인력을 진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배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해당 솔루션은 다른 과나 회진 등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또한 AI 기반의 진단 솔루션도 주목된다. 진단 솔루션이 개발된 지는 몇 년 됐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등의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해 임상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국내 기업인 태영과 협업해 PACS(의료영상저장시스템)에서 AI 판독 솔루션을 가동해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현재 폐 질환과 유방암 진단에서 활용 중인데, AI가 비정상 점수(Abnormality score)순으로 구분해줘 의료진이 이상 소견이 있는 환자부터 우선 판독할 수 있게 됐다. 음성 예측도(NPV)가 높고 주치의도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져, 영상의학과 의료진의 판독 전에 환자에게 주요 소견을 전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진단 분야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극 도입한 덕분에 진단 효율성과 정확성이 크게 개선됐다. 김 연구부원장은 “세계적으로 다른 병원과 견주었을 때도 더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후배 의료진 보다 좋은 환경에서 연구와 진료할 수 있도록 기여"

김은경 연구부원장이 개발을 주도한 루닛 인사이트 MMG 온라인 데모화면

한편 개원 초기에 당연히 겪어야할 어려움과 더불어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사상 초유의 위기에 힘든 부분은 많지만 그만큼 보람도 느끼고 있는 상태다.

김은경 연구부원장은 연세의료원의 구성원으로서 언젠가는 신생 병원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마침 용인세브란스병원 개원이 확정돼 제일 먼저 자원했는데, 그동안 연세의료원의 구성원으로 근무하며 성장한 만큼 후배 의료진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디지털 분야의 혁신과는 별개로 디지털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인 공감과 감성이 필요한 업무에는 인력이 더 집중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우리 병원이 개원한지 얼마 안 돼 현재는 진료에 역량과 자원이 모아진 상황이지만, 연구부원장으로서 좀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며 “실제 임상에서 나온 결과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다행히 신촌, 강남, 용인세브란스병원 환자의 데이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EMR이 갖춰져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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