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쎈트릭 병용요법 주목할만한 임상 결과…학계 '보험급여 적용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5년 전 항암 치료의 일대 변혁을 일으키며 등장한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치료 옵션이 부재했던 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암에 이르기까지 치료 영역을 확장해 나가며 암 치료 지형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20여 년 만에 면역항암제가 등장했음에도 폐암 치료의 불모지로 불리는 소세포폐암은 급여를 받지 못해 환자들이 또다시 좌절을 맛보고 있다.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10~15%를 차지하는 암으로 비소세포폐암 대비 유병률이 낮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고 고령환자에서 많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졌다.

하지만 환자의 70%는 이미 다른 장기나 반대편 폐에 전이가 진행된 확장병기로 진단을 받을 정도로 악성도가 강하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재발률이 높아 5년 생존율이 비소세포폐암의 1/4에 불과한 6.5%다.

20년 이상 유일한 치료 옵션이던 항암화학요법은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9월 국내에서 한국로슈 티쎈트릭이 면역항암제 최초로 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가 승인되며 큰 전환점을 맞았다.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연구 IMpower133에서 티쎈트릭+카보플라틴+에토포시드 병용요법은 12.3개월의 중앙값을 기록했으며, 대조군과 비교해 사망 위험율을 3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는 “소세포폐암 분야는 치료 예후가 나쁘고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에서 치료 발전이 매우 더디었는데, 티쎈트릭 병용요법이 주목할 만한 효과를 입증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치료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서도 더 이상 항암화학요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본격적인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정작 환자 접근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수천만 원에 육박하는 치료 비용을 고스란히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티쎈트릭 병용요법은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제 암 표준 진료지침인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서 Category 1으로 권고될 만큼 치료 이점을 입증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험 급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교수는 “항암화학요법에만 의존해 왔던 소세포폐암은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unmet needs가 굉장히 높았던 분야로,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티쎈트릭 병용요법 등장 이후의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