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무엇이 달라졌나?-2
코로나19 이후 ‘의료계 풍경’ 달라졌다!
‘모바일 문진-드라이브 스루-언택드 의료’ 가시적 변화
의료계 “스마트 의료 시스템 도입 등 선제적 대비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던 격변의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사태 초기부터 감염차단에 주력해 온 의료계는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
일선 의료기관은 고도의 방역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고 인력과 시설을 재정비하는 등 코로나19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코로나19가 발병한 당시 각 병원에서는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방역대책TF를 꾸려 비상방역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원내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면회를 제한하는 등 엄격한 출입자 검열을 실시했다. 병원 출입구를 한 곳으로 몰고, 방문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며, 발열체크와 손 소독제 사용을 의무화했다.
또한 방문객은 병원 출입 시 문진표를 작성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병원 내 출입 제한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모바일 문진을 도입했다. 원내 방문 없이 사전문진표를 작성해 대기 없이 신속하게 병원에 출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바일 문진과 더불어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진료 예약, 진료비 결제, 보험금청구 등도 대면 접촉 없이 빠르게 진료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모바일 기반 환자용앱 서비스를 확산하고 있다.
비대면·비접촉 시대를 맞이해 의료계 또한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시스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림대의료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RTLS 시스템을 본격 도입해 센서가 부착된 의료장비의 실시간 위치 및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심미화 수간호사는 “간호사들이 업무 인수인계 시 장비 사용현황을 일일이 작성해야 해서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부터는 컴퓨터를 통해 한눈에 알 수 있게 됐다“며 ”장비 파악하는데 드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환자들을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돼 간호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인제대백병원도 환자 정보가 담긴 PDA를 이용, 환자 팔찌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해 투약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으로 정확한 투약과 환자 확인이 가능해져 약물 오류, 중복 투약 등 환자 안전 사고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코로나19 검사 폭증으로 드라이브 스루·워크 스루 선별진료소가 개발 설치돼, 이른바 ‘K-방역’이라고 불리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의료계 풍경은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상황에 발맞춰 시시각각 변화해왔다.
◇‘언택트 의료’ 도입 활성화 전망= 비대면 서비스가 새로운 주류 문화로 부상한 만큼 ‘비대면 의료’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 중 하나다.
정부의 한시적 전화상담·처방 허용으로 원격의료의 방아쇠가 당겨졌다.
정부는 그 실효성이 입증되자 비대면 의료 도입에 힘을 싣는 모양인 반면, 동네 병·의원 등 의료계 반발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서울 모 대학병원 A교수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는 상황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될 지경”이라며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걸맞게 의료계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비롯한 기술 진보 물결이 거세지고 있어 각 분야 전문가들과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보건·의료 시스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새롭게 정비하는 등 선제적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