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직간접 공방 속 정치 활용 문제…백신, 치료제 소식에 휘청 “게임체인저 못 되는 근본적 한계”

[K-방역 리더] 국산 진단키트 열풍, 뜨는 해? 지는 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도 지난 1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결과 의료진들에 활약 속에서도 사회 전반의 위축과 어려움에서 아직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가진 앞선 의료 수준은 ‘K-방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그 중심에서 효율성에서 크게 인정받은 국산 진단키트는 세계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널리 수출되며 큰 성과를 내고 동시에 국가 산업의 위상까지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반짝 호재는 결국 치료제와 백신의 등장으로 끝이 올 것이며 새로운 제품 혁신과 지속적인 지원 없이는 냉정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어가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간보사·의학신문은 국산 진단키트 분야에 명과 암 그리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연속으로 조명한다.

[연재 순서]

① 코로나19 속 당당한 주연, 세계서 통한 진단키트

② '국산키트' 값싼 시기인가 합리적 우려인가, 등장한 숙제들

③ 진단키트 열풍, 찻잔 속 태풍 되지 않으려면?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한국산 진단키트를 무상 또는 유상으로 지원해 달라는 ‘SOS’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출량 확대와 별개로 예상치 못한 시기어린 외교 공방과 백신, 치료제 등장 이슈에 요동치는 천차만별 실적과 증시를 보며 근본적 한계와 끝물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 속 풀어야할 숙제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교 문제(?)로 번진 국산 진단키트 도입

너무 잘나가도 문제인 건가?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역할론’을 부각하며 한국산 진단키트를 활용하기 위한 미국 주 정부의 공수 과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FDA 승인을 두고는 SNS와 온라인 뉴스 댓글창 등에 관련된 가짜뉴스가 확산되며 직간접 피해를 입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성능 확인이 먼저이며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지원받는 것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혀 외교에 있어 감정의 골만 깊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몰리는 수출 요청 속에서 진단키트를 정치적 활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출용 코로나19 진단키트 이름을 독도로 바꿔달라’는 국민 청원을 낸 한 네티즌이 대표적이다. 많은 호응은 받았지만 국익에 부합할지는 의문이라는 갑론을박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다른 안건을 가지고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협력에 균열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단키트 업체들은 일본에 제품을 수출했다가 국민들의 반일감정 속 생길수 있는 혹시나 모를 논란 탓에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도 걱정하고 있다.

사재기와 업체 사칭까지, 가격대도 급락

여기에 초기 마스크 5부제 이전에 골칫거리였던 마진을 위한 이기적인 사재기 문제가 진단키트 분야에서 재현됐다. 또한 수급량이 정상화되자 이제 관련 기업을 사칭하며 판매나 유통, 거래 등을 알선해준다는 허위사실이 등장하기도 했다.

편리함과 속도를 가진 ‘항체진단 키트’ 정확성과 민감성에 강점을 가진 ‘분자진단 키트’ 기술을 두고 옥석가리기도 필요한 시점이다. 돈이 된다는 판단 속에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뛰어든 결과, 제품 전반의 가격대도 급락했다.

이는 고공행진을 보이던 주식시장에도 약세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확산 진정세로 관심이 줄어들고 동시에 치료제 개발 종목이 주목받으면서 상대적으로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벌써 끝물, ‘게임체인저’ 아닌 근본적 한계”

효율적 키트 활용으로 코로나19 공포 극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부분은 고무적이며 2차 팬데믹을 염두에 둔 각국 정부와 병원 등에서 코로나 진단키트 재고 비축 수요 역시 호재지만, 결국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완전한 해소는 될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초치는 얘기가 될 수 있지만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제품, 서비스를 뜻하는 ‘게임체인저’로 보기에는 성장성의 한계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회가 정상화가 될수록 실적에 미칠 영향은 불가피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을 비롯해 업체 간 경쟁도 날이 서 있다. 운송과 재고 이슈도 향후 고민거리로 등장할 수 있다.

또한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은 분야이며 진입장벽도 높지 않은데, 한마디로 백신 그리고 치료제와는 분명히 다르다”며 “슬슬 업체별 노선을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간의 선입견을 바꿀 수 있도록 반짝 인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과도한 홍보로 거품이 돼서도 곤란하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3부 - <진단키트 열풍, 찻잔 속 태풍 되지 않으려면?> 에서 계속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