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병원 인프라와 시스템 선진화 등 의료·보건 분야 경쟁력 강화 시급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중동 내 피해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초기 이란과 터키를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한 후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지역에서 확산세가 빠르게 증가하며 지난 20일 기준 총 확진자 수가 48만 명을 넘어섰다.

각국 정부들이 확산 초기 미흡했던 대응을 보완하고 강력한 통제와 적극적 검사를 시행하는 등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라마단(Ramadan)을 거치며, 코로나19 확산세는 더욱 거세졌다.

현지에서는 시장경색을 방지하기 위한 금리인하 등의 금융지원을 비롯해 위축된 내수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소비진작책을 다수 내놓고 있는데, 각국 정부의 소비진작책을 활용해 마스크를 비롯해 의료장비·일회용품 등 우수한 우리 K-메디칼 상품이 수출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이번 사태를 통해 현지 제조역량 강화를 통한 핵심 분야 자체공급과 의료 인프라 확충의 시급함을 경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이후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를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중동 각국은 역내 제조기반 부족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자 산업을 지탱하는 원부자재는 물론이고 마스크, 손소독제와 같은 의료·보건 품목과 식품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기초적인 품목들의 수급도 어려웠다.

아울러 확진자 급증으로 부족해진 병원 인프라를 컨벤션 시설과 주차장 등에 임시병동을 꾸려 급히 대응해야 하기도 했다.

이에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중동 국가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우위를 가진 해외기업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설비 구축과 원부자재 공급, 기술제휴 등의 새로운 기회요인을 포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동의 위기의식 일깨워

더불어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중동 내 제조·생산설비 진출 후 이를 전진기지로 삼아 인근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서남아 시장 등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것도 충분히 염두해 볼만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중동 각국은 향후 병원 인프라 확충과 시스템 선진화 등 의료·보건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했다. 쿠웨이트의 New Kuwait 2035, 카타르의 National Health Strategy 등 의료·보건 관련 기존 국가전략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욱 부각되며, 국가전략 내 이행순위도 보다 높아질 것으로 주목된다.

UAE 두바이무역관은 “중동 각국의 의료·보건 분야 정책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의료부문 진출·협력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며 “환자 치료용 품목 수입수요 증대와 함께 원내원 혹은 합자·합작병원 방식의 병원진출을 시도하거나 의료·보건용품 생산을 위한 현지 JV 공장설립 등 현지 수요에 맞춰 다방면에서 K-메디칼의 중동 진출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한 “중동 주요국들은 석유 중심의 기존 경제 구조 탈피와 함께 산업구조 다각화를 위해 현지 제조역량 강화 등 비석유 부문 육성에 힘쓰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 맞춰 IT와 보건·의료 등 경쟁우위 분야에서 중동시장 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권역별 특성과 시장변화를 고려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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