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상단여백
HOME 제약·유통 제약산업 기자수첩
메디톡신의 허가 취소 청문, 그 운명의 날 즈음에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

기본적으로 의약품은 잘 쓰면 약이지만 잘 못쓰면 독이다. 때로는 아주 적은 용량으로도 효능을 발휘해 중한 질병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용량이나 투여방법이 잘못돼, 때로는 불량한 품질로 인해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의약품은 반드시 정부가 법규로 정한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심사를 받고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야만 유통, 판매할 수 있으며, 허가 받은 범위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만일 이렇게 허가 받은 규격과 제조방법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만들어 판매한다면 이는 허가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의약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중범죄인 셈이다. 실제로 약사법 및 관련법규에는 허가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는 행위나 역가시험 결과를 조작해 국가출하 승인을 기망하는 행위 등은 품목허가 취소와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김영주 기자

보툴리눔 톡신 생산 업체 메디톡스는 청주지검 수사를 통해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 작업장이 오염된 사실을 알면서도 제품을 생산하고, 시험 결과를 수시로 조작해오는 등 다양한 불법행위를 벌여 왔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사항은 물론 품질관리의 기본도 지키지 않고 제조, 판매돼 온 메디톡신의 잠정 판매중지와 함께 이노톡스의 3개월 제조 업무 중지를 내렸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문제가 된 제재 받은 제품은 과거에 유통됐고 지금은 아무위해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작년 식약처로부터 2017년에 생산된 제품의 회수 폐기 처분을 받으면서 최근까지 유통됐던 제품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된 바 있을 뿐 아니라, 공익제보자에 의해 고발된 다양한 불법행위들이 지금도 조사중에 있어 위와 같은 입장은 변명으로 치부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오히려 제보자를 문제 삼으며 모두 허위 주장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극렬하게 부인해 온 메디톡스의 행태를 볼 때,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이와 같이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신뢰성이 최우선 되는 제약기업의 기업윤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어 보인다. 

메디톡스의 품질불량과 불법행위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해외 규제당국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가 허가를 받은 대부분의 국가는 한국 허가를 기반으로 한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라 의약품 허가기관은 서로 중요 정보를 공유하며, 특히 한국은 ICH(의약품국제조화회의) 및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에 가입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규제 기준을 지향하면서 이와 같은 글로벌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보사 및 라니티딘 사태에서 보듯이, 우리는 안전성에 관련된 이슈는 글로벌 대응이 매우 신속한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미 태국식약품의약품안전처(TFDA)에서 메디톡신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메디톡스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중국 허가 역시 한국 허가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결국 허가가 거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는 이유이다.  

한편 지난 15일에는 피부과 전문의들로 이뤄진 대한미용피부외과학회가 지난 15일 식약처에 메디톡신에 대한 허가취소가 가혹한 조치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냈다. 대한미용피부외과학회의 의견은 메디톡신의 저가 판매로 대중화를 주도했으며, 메디톡신에서 약리적 효과 및 안전성 관련 위해를 우려할만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화를 이끈 저가의 제품이고 위해성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이 지금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허가 원료와 자료 조작을 통한 허가 획득으로 제품을 생산한 행위에 면죄부가 주어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약품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준조차 오랜 기간 의도적,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은 행위를 용서하고, 그러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잠재적인 위험을 국민들이 떠안아야 된다는 주장은 적어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의견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메디톡신에 대한 면죄부의 선례가 남게 되면 추후 제품 허가 신청 시 무허가 원료와 자료 조작 등이 반복되는 제2, 제3의 메디톡스가 나타나더라도 제재할 명분이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의약품의 품질은 물론이고 식약처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오늘은 식약처가 메디톡신 판매중지에 대한 청문회를 대전지방식약청에서 열어 메디톡스의 의견을 들은 후 허가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날이다. 해외 규제기관들도 주목하는 이 사안에 대해 부디 식약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국민의 건강은 그 무엇과도 흥정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