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1차협상서 한의협·약사회·의협 구체적 피해 수준 밝혀
피해 수준 직접적 수가 보상 어려워…공단 압박 카드 활용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수가협상에 나선 의약단체들이 저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강조하며 공단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과 21일 건강보험공단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는 대한치과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4개 단체의 2021년도 수가협상이 진행됐다.

4개 의약단체는 수가 인상 요인과 별개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등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협상을 진행한 치협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어 한의협은 지난해 상반기 추나급여화라는 보장성 강화에도 기대치보다 줄어든 진료비 증가수준을 거론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부각시켰다.

약사회는 자체적인 피해 분석을 통한 구체적 수치까지 밝혔다.

윤중식 약사회 보험이사는 “약사회가 7100개 약국의 상반기 청구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평균 건강보험 조제건수는 2019년도 동기대비 3월에 24.5%가 감소했고 4월에는 3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선별진료소라든지 감염병 전담치료병원 보건소 주변에 위치한 약국상황이 좋지 않았고, 2019년 3월 대비 98.7%까지 감소한 약국도 있어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의원을 대표하는 의사협회도 피해상황이 크기는 마찬가지였다. 박홍준 의협 부회장은 “2~300개에 가까운 의원이 폐쇄가 됐고, 피해를 입었다”면서 “의협 자체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0% 내외로 청구액이 감소했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의약단체들의 코로나19 피해 정도가 수가에 각각 반영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공단이 진행한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용역연구의 경우 2019년의 청구자료를 토대로 연구결과가 나온 상태라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피해 반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최병호 재정운영위원장도 19일 재정소위 이후 “2019년만의 자료를 토대로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공단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논의돼야하나 이마저도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를 아우르기 쉽지 않기에 현실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 같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공단은 “최 위원장의 발언과 별개로 공단은 코로나19 피해반영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면서 협상에서 코로나 피해 논의가 원천 차단되는 것을 피하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공단의 조심스러운 태도에도 불구하고 의약단체 역시 직접적인 코로나19 피해 보상이 수가협상에서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한의협 이진호 부회장은 “가입자와 공급자 공단 모두 역대로 어려운 협상이며,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말했고, 약사회 윤중식 이사도 “코로나19 피해 손실보상과 관련해 공단이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았으나, 그리 긍정적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의약단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수가 보상을 원하기보다는, 향후 밴딩 폭 등으로 가입자단체를 설득해야하는 공단을 상대로 한 일종의 압박카드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박홍준 부회장은 “코로나19 피해상황에 대한 고려는 특수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적인 분위기로 깔고 가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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