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주 한양대병원장 “사전 위험요소 무조건 제거…심뇌혈관·암·중증질환 치료 정상 가동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앞으로 의료 주체들의 행태가 구조적으로 바뀌고 최일선에서 활약을 펼친 병원계도 비대면 문화 등 새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감염병 확산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여전히 리스크 최소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선 감염관리와 의료시스템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18일 윤호주 한양대병원장(사진·호흡기내과)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장기전으로 가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들 상황은 비슷하다”며 “한계에 이른 실정에서 이태원 집단 감염이 터졌고 다시 위기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번 코로나19를 바라보며 그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다고 지적했다. 치사율은 낮았지만 확산 속도가 대단했고 무증상 감염을 비롯해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지며 어려움이 배가됐다는 것.

수년에 걸쳐 개선된 경영지표를 마주하며 한양대병원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초융합 연구와 시설 보강에 집중하던 중 등장한 암초에 대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측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리스크 관리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상급종합병원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임무인 심뇌혈관·암·중증난치질환 치료에 대해서 정상적인 작동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는 “지역과 병원 규모 그리고 과 별로 타격 정도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인데, 생활치료센터 등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지만 결국 병실·수술실·중환자실이 뚫리게 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폐쇄 후 다시 복구하기 까지 여파가 굉장히 오래가기 때문이다.

이어 “여전히 감염관리와 경비 절감에 대한 부서장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언제까지 끌고 가느냐도 문제이며, 인력적 한계 및 부대사업과 국제병원 등 애로사항이 한 두 개가 아니다”라며 “의료진 노고에 공감하고 있고 손실 보상안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일단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리스크를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기적인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도 지적한 윤 원장은 대학병원들은 연구중심과 인재양성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목을 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AI 대학원 유치 등 소프트웨어와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바이오 연구와 의료기기 개발을 통한 연구 교류와 양질의 산업 효과가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신뢰의 한계 '비대면 진료' 논의의 장 마련돼야"

한편 정부가 추진 의사를 밝히며 뜨거운 찬반 논쟁을 예고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윤호주 원장은 “결국 원격진료라고 볼 수 있는데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며, 의사와 환자가 가지는 공감대 속 신뢰라는 부분에서는 한계가 명확하고 병원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필요성을 국민이 느끼면 어쩔 수 없지만 결국 모든 진료가 교과서처럼 진행되지 않는 점을 알아야 하며, 폭넓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마련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메르스와 신종플루에서도 그랬지만 우리는 또 교훈을 얻었고 감염병은 다시 올 것인데 지혜를 잘 적립해야 하고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의료 우수성이 입증된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하며 의약·바이오 발전에도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