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진·인프라·지원 자금 부족 속 케어 수요 폭발…감정변화 분석부터 조현병 치료까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정신건강 부분은 디지털헬스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치료 수요의 증가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디지털헬스가 이상적인 케어 방식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디지털헬스 기술을 통해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13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미국 사례를 바탕으로 디지털헬스는 충분한 의료 서비스 공급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정신건강 케어 분야에서 이미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정신건강분야의 의료진, 인프라, 지원 자금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겪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정신건강 케어 수요도 폭발했다.

실제 미국 의료 비영리 자선단체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이 지난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18세 이상 미국 성인 12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가 자신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한 비율은 45%에 달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19%는 코로나19가 자신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응답했다.

지난 4월 한 달간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정신건강 핫라인을 통해 문자 상담을 요청한 미국인도 2만 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000%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은 약물중독과 알코올중독,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위기 속 미국은 정신건강 분야 디지털헬스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했다. 지난 4월 미 식품의약국(FDA)은 의사 처방을 통한 정신질환의 인지행동치료 디지털치료 부분과 정신건강을 위해 디자인됐고, 위험도가 낮은 앱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임시적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현재 병원에서 원격진료는 물론 디지털치료도 진행하고 있으며, 시중에 나와 있는 1만 여 개 정신건강 관련 앱은 개인이 필요에 따라 언제든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문가 상담 매칭, 약물중독·불면증 치료 등 솔루션 제공

정신건강 관련 앱은 전문가 상담을 위한 매칭부터, 명상프로그램·AI 상담 챗봇·일기쓰기를 통한 사용자의 감정 변화 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단하게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관리 앱과 원격진료는 이미 상당히 보편화됐고, 특히 코로나19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진 시점에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 치료의 영역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약물중독, 불면증, 물질사용장애 치료용으로 FDA가 인증한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페어 테라퓨틱스는 최근 FDA가 디지털헬스 관련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한 것을 기회로 조현병 치료 프로그램 '페어-004'를 선보였다.

한편 이처럼 코로나19를 계기로 정신건강 분야에 디지털헬스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성장 가능성이 큰 미국 시장 등으로의 진출 방법을 모색하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료IT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최대 장점은 확장성으로 대면으로 심리 상담을 하면 한 번에 한명씩 해야 하지만 앱으로 만든다면 전 국민이 동시에 받을 수 있다”며 “AI 및 ICT와 결합해 멘탈 케어와 비대면 접촉을 통한 진료와 치료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들을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고 꾸준히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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